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 3사의 시가총액이 올해 하반기 들어 4조원가량 늘어나 작년 말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현대차그룹 3사의 합계 시총은 9일 종가 기준 75조9천930억원으로, 6월 말(71조8천880억원)보다 4조1천50억여원(5.71%) 늘었다.

이들 3사의 합계 시총은 작년 말 수준(78조1천380억원)과 비교하면 2조1천억원가량 뒤져 있다.

하반기 증가액의 절반 이상은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기여했다.

현대모비스의 9일 현재 시총은 27조2천70억원으로, 6월 말보다 2조6천770억원(10.91%)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한국과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핵심 부품생산 거점인 멕시코 공장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2년여 만에 28만원선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멕시코 공장은 미주 전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핵심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연간 매출 규모가 올해 3억 달러이지만 2020년까지 완성차 볼륨 기준으로 100만대 이상의 핵심 부품 생산이 이뤄지면 2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멕시코 공장을 세운 기아차도 시총이 18조580억원으로 3.12% 늘었다.

기아차는 이달 초 멕시코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서 새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멕시코 공장은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 생산의 이점과 일부 관세 혜택에 힘입어 기아차는 멕시코 내수 시장 점유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미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맏형'격인 현대차 시총은 3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올 하반기 들어 29조8천470억원에서 30조7천280억원으로 2.9% 늘어 3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저조했다.

이승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내수 판매와 수출 부진, 파업 등으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해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엔화 강세와 중국 및 신흥국에서의 모멘텀이 점차 부각되면서 매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회복 시그널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판매 둔화로 그간 디스카운트(할인)가 컸던 만큼 비중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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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하반기 '현대차 3형제' 시총 증감 현황(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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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말 │ 9월 9일 │ 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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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 298,475│ 307,286│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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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 175,117│ 180,589│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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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245,307│ 272,076│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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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