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함부로 애틋하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함부로 애틋하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시간의 유한함을 안다는 건, 숨겨왔던 진심을 드러내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마지막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김우빈이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KBS2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는 그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난을 딛고 완성도 높게 마무리됐다.

‘함부로 애틋하게’ 최종회에서는 흩어졌던 마음들이 모였다. 시종일관 아들 신준영(김우빈)에게 차가운 태도를 유지하던 엄마 신영옥(진경)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들을 찾아 육개장을 끓여주며 마음을 전했다. 신준영과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최지태(임주환) 역시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신준영을 찾아가 “다시 만나자. 내가 형처럼 아껴주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최지태는 과거 뺑소니 사건의 죄를 인정하지 못하고 결국 교도소에 갇힌 윤정은(임주은)에게 희망을 전했다. 모든 죄를 인정하고 죗값을 치루면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는 말을 한 것. 또 뺑소니 사건을 덮었던 최현준(유오성)은 친아들 신준영과 키워온 아들 최지태를 위해 모든 죄를 자백했다.

극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던 신준영을 무리하게 살리는 억지 해피엔딩을 만들지 않았다.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설정도 하지 않았다. 신준영은 사랑하는 노을(배수지)의 어깨에 기대 잠을 자듯 숨을 거뒀다.

하지만 극의 엔딩에 신준영은 살아있었다. 죽기 전 영상을 남긴 것. 영상 속 신준영은 “시간의 유한함을 안다는 건, 숨겨왔던 진심을 드러내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축복인지 모르겠다. 당신이 이 영상을 발견해서 보는 지금, 나는 아직 살아있나? 그리고… 나의 연인 을이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나?”라고 말했다. 애써 담담하게 말하는 신준영의 모습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찍은 영상은 마치 극을 보는 이들에게 “어떻게 살고 있냐”며 질문을 던지는 듯했다.

이후 에필로그에는 정의롭게 살고 있는 노을의 모습이 더해졌다. 신준영이 믿고 있는 세상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노을의 모습은 단순한 해피엔딩을 넘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신준영은 세상을 살만한 곳이기를 소원했다. 그곳에 사는 우리가 매일 즐겁고 솔직할수 있기를.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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