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단독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도전한다. 작년엔 중소·중견기업과 합작사를 차려 면세점 특허를 신청했지만 올해 단독 법인을 세워 새로 신청한다. 다음달 4일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이 가장 먼저 주주 구성을 끝냄에 따라 경쟁사의 이합집산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라는 이름으로 면세점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자본금 100억원인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현대백화점이 보유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합작보다 단독으로 면세점사업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당시 유통·관광분야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현대DF라는 합작사를 차렸다.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50%,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출자한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가 17%를 나눠 가졌다. 나머지 13%는 엔타스듀티프리 등 유통 관광분야 중소기업이 출자했다.

신설된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이동호 현대백화점 사장이 맡았다. 이 사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과 현대백화점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처럼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단독 법인 형태와 입점 장소는 정했지만 면세점 면적과 구성은 입찰 마감일까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작년 11월 면세점 사업권을 빼앗긴 롯데면세점과 SK워커힐면세점은 기존에 영업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워커힐호텔로 면세점 위치를 정했다. 신세계와 갤러리아, HDC신라 등은 주주 구성과 장소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정인설/정소람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