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귀족전형' 낙인 찍힌 학생부종합전형
재능 위주로 학생을 뽑기 위해 도입된 대학입시제도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학종은 불공정한 제도’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애초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종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2015학년도 기준 16.0%에서 내년 입시인 2018학년도에는 23.7%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기록부를 쓰는 교사들조차 당락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학종의 가장 큰 문제로 ‘비밀주의’를 꼽는다.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 공개하지 않는다. 일선 중·고교 교사도 학생기록부를 쓰면서 일관된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렇다 보니 학생 개인의 재능은 팽개쳐진 채 결국 성적순대로 학생부를 써주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10개대 입시를 분석한 결과 학종에 합격한 학생들의 평균 내신성적은 2.5등급으로 나타났다. 학교 성적으로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 결과와도 큰 차이가 없어 여러 전형을 저울질하느라 수험생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학종의 선발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오히려 사교육 의존도와 사교육 비용만 늘어난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 강남에 살며 고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 불안하기 때문에 일단 학원에서 시키는 것은 다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한 달에 200만~300만원을 학원에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