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피아트크라이슬러 자동차(FCA)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의 엑소르(Exor)가 본사를 국외로 옮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엑소르는 지난 3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FCA 공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주주 85%의 찬성으로 본사를 네덜란드로 이전키로 결의했다. 엑소르는 피아트 자동차를 창업한 아그넬리 가문이 운영하는 지주회사로,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통합회사인 FCA는 물론 페라리 자동차와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미국계 재보험사 파트너 리 등을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엑소르는 재정 및 상법상의 본사는 네덜란드로 이전되지만 밀라노 증시의 상장사 지위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그넬리 가문이 이탈리아 국내에 남겨두는 자회사는 명문 축구팀 유벤투스 하나뿐인 셈이다.

피아트 자동차를 설립한 지안니 아그넬리의 손자인 존 엘칸 엑소르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 추진한 국제화가 엑소르와 자회사들에 큰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엑소르의 본사 이전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엑소르라는 그릇이 내용물을 따라가는 것에 비유하면서 본사 이전의 목적은 "그룹의 국제적 위상을 잘 반영하는 더 단순한 기업구조를 창출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엘칸 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엑소르 이사회에서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을 당시, FCA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문인 마그네티 마렐리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했는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이는 물론 기타 주제들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부터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앨칸 회장은 "삼성전자는 보험사업에 중요한 이해를 갖고 있고 우리도 재보험사 파트너리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양측간에) 몇 가지 가능한 사업상의 유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마그네티 마렐리를 강화하기 위해 몇몇 잠재적 파트너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부품이 자동차의 진화에 중요하며 전자장치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CEO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를 잠재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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