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BUSINESS] 앱으로 피부색상 진단…나에게 딱맞는 '맞춤 화장품 시대'
국내 화장품 시장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정부가 기능성 화장품 범위 확대 등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국내 화장품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개선으로 ‘맞춤형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판매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은 소비자의 피부 특성이나 취향에 따라 기존 화장품에 색소·향료·영양성분을 즉석에서 조합해 판매하는 화장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맞춤형 화장품이 어느 정도 활성화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21개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8일 라네즈 명동 로드숍에서 맞춤형 화장품 ‘마이 투톤 립 바’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투톤 립 바’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배우 송혜교가 사용한 제품으로, ‘송혜교 립스틱’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240만개 이상 팔렸다. 이 립스틱의 제작을 원하는 고객은 명동 매장을 방문해 ‘뷰티미러’ 앱(응용프로그램·사진)으로 피부 색상을 진단해야 한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테스트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존 공장설비를 매장 환경에 맞게 개조해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맞춤형 화장품 매장과 화장품 유형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올 하반기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기초제품 일부를 바탕으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특정 기초 제품에 고객의 피부 타입에 맞는 영양성분이나 선호하는 콘셉트 성분(추출물)을 매장에서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의 랑콤은 미국 시장에서 맞춤형 색조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키엘은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맞춤형 화장품 제작·판매를 허가하고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 판매 대상은 향수·콜롱 등 4개 방향 제품과 로션·크림 등 10개 기초 화장품, 립스틱 등 8개 색조 화장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시범사업을 펼쳐 새로운 판매 형태인 맞춤형 화장품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안전성 확인 등을 통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또 8월11일 기능성 화장품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염모, 탈염·탈색, 제모, 탈모 방지, 모발 굵기 등 다섯 가지 종류의 의약외품을 기능성 화장품에 편입했다. ‘아토피성 피부의 건조함 개선’ ‘여드름성 피부로 인한 각질화·건조함 방지’ ‘튼 살 등 피부 갈라짐 개선 효과’가 있는 화장품도 기능성 화장품으로 추가했다. 기능성 화장품 품목은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등 3종에서 총 11종으로 늘어났다.

최은석 한경비즈니스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