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4개국 76명 수전증 환자 치료결과 'NEJM' 보고

특별한 원인 없이 손이 떨리는 수전증(본태성진전증)을 머리뼈 절개 없이 초음파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우리나라와 미국, 캐나다, 일본의 11개 임상연구기관과 협력해 4개국의 수전증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고집적초음파수술'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최근호에 게재됐다.

고집적초음파수술은 약 1천여개의 초음파 발생 장치를 이용해 뇌에서 손 떨림 증상을 일으키는 부위 한 곳에 초음파를 집중시켜 일부 뇌 회로를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머리뼈를 여는 대신 자기공명촬영장치(MRI)을 통해 뇌 영상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1㎜ 이내 오차 범위로 초음파 치료가 진행된다.

기존에 두개골을 열어 시행하는 뇌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보다 환자의 심리적 압박감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수전증 환자 76명 중 56명(실험군)에게 고집적초음파수술을 시행하고 위약치료를 시행한 20명(대조군)과 손 떨림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집적초음파수술 시행 후 3개월이 되었을 때 떨림 정도를 32점 만점으로 수치화한 CRST 검사에서 증상의 개선이 확인됐다.

실험군은 고집적초음파수술 시행 전 CRST 점수가 27.7점에서 시행 3개월 후 18.1점으로 0.6점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위약치료를 받은 대조군의 CRST 점수는 16점에서 15.8점으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장진우 교수는 "수전증은 환자들이 두개골을 열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치료를 거부하는 경향이 높다"며 "그러나 초음파를 이용하면 오차 없이 치료할 뿐 아니라 수술 다음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등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