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방송인 탁재훈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tvN ‘SNL코리아 시즌8’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방송인 탁재훈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tvN ‘SNL코리아 시즌8’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SNL 코리아’ 최고 시청률 3.4%를 넘기면 여기 오신 모든 분들께 저녁을 쏘겠습니다. 한 2억 정도면 되겠죠?”

기자들을 향해 통 큰 시청률 공약을 내건 탁재훈은 이어 “여기 계신 분들 명단을 체크해 달라. 자기 대신 친구를 보낼 수도 있으니 사진도 찍어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3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서울에서 열린 tvN ‘SNL 코리아 시즌8’ 제작발표회 현장은 탁재훈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탁재훈의 합류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화제를 모은 ‘SNL 코리아 시즌8’은 지난 2011년 이후 벌써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모든 장수 프로그램이 그렇듯 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는 새 바람에 대한 기대를 탁재훈에게 걸었다.

민 PD는 “탁재훈이 합류하면서 더 강한 크루진이 형성됐다”며 “전반부에 신동엽 선배님이 이끄는 콩트가 주를 이룬다면, 후반부에는 탁재훈 선배님의 애드리브로만 생방송을 진행하는 ‘새러데이 나이트 라인’이 기획돼 있다”고 밝혔다.

탁재훈의 예능 스타일은 재치있는 입담이 그 강점이다. 대본 없이 오직 애드리브로만 생방송을 채워나간다는 ‘새러데이 나이트 라인’ 콘셉트에 제격이다.

그러나 탁재훈은 “제가 받아들인 입장은 다르다. 작가님과 PD님들이 그 시간에 쉬어가려는 속셈이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저는 토요일 저녁마다 개인적으로 고민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콘셉트에 맞게 제작진과 잘 논의해 ‘SNL’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이며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탁재훈은 지난 5월 Mnet ‘음악의 신2’를 통해 방송인 이상민의 손을 잡고 방송계에 복귀했다. 이후 JTBC ‘걸스피릿’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가 하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웃음 치트키’의 명성을 되찾는 중이다. “오늘까지의 활동을 평가하자면, 잘했다기 보다 요즘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당일날 매니저에게 스케줄 보고를 받다 보니 정신없이 왔다갔다 한다”던 탁재훈은 “처음 ‘음악의 신2’를 통해 복귀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겠다. 열심히 한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탁재훈은 ‘SNL 코리아 시즌8’ 출연에 대해 “생방송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대신 저는 항상 그런 부담을 즐겼다. 그렇지 않으면 극복하지 못한다”며 “생방송은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는 선배님들도 실수를 한다. 그래도 그 자체를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SNL 코리아’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제가 좀 자유롭다는 느낌이 있다”는 탁재훈은 확실히 즐길 준비를 마친 것처럼 보였다. 기자간담회 내내 능청스러운 농담으로 현장을 폭소케 했다. 탁재훈은 이날 이수민을 향해 “대기실에서 ‘오빠, 제 거품은 언제 빠질까요’라고 묻기에, ‘그래, 곧 빠지겠다’라고 답했다. 대신 뒤에서 계속 비누로 거품을 내라고 조언했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이수민은 실제로 굉장히 겸손한 친구다. 성격과 정 반대되는 캐릭터로 활약할 모습을 기대해본다”며 후배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새 크루 김소혜, 이명훈, 장도윤을 언급하며 “그 분들이 잘해줌으로써 선배들이 탄력을 받기 때문에, 새로 들어온 크루에게 기대가 많이 된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SNL’의 수장 신동엽은 제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MC다. 같은 배를 탔지만 신동엽은 콩트와 크루들을 이끌고가는 힘이 있다. 나는 그들이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한 탁재훈은”포스터에 ‘탁재훈이 선을 넘는다’는 문구가 있더라. 무슨 뜻인지 한참 생각했다. 저는 어느 정도의 선을 잘 타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탁재훈은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SNL 코리아’에 나와 갱생되는 느낌을 받았다. 저 역시 어두운 곳 출신이다. 이전의 ‘SNL 코리아’를 두고 ‘상암동에서 가장 큰 세탁소’라고 했던 말은 애드리브였다. 그게 ‘SNL 코리아’의 이미지가 될 줄은 몰랐다. 미안했다”며 ” 비가 오고 태풍이 와도 ‘SNL 코리아’는 꿋꿋이 할 것이고, 저 역시 열심히 이끌어나가겠다”고 당부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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