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포커스] 8단변속기로 유쾌한 질주…가솔린車만큼 조용
기아자동차는 올해 1월 출시된 2세대 K7에 1세대 때는 없던 엔진을 추가했다. 2.2L 디젤이다. K7은 현대·기아차가 자체 개발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처음 장착했다. K7 2.2 디젤은 디젤 엔진 특유의 가속력과 응답성 빠른 8단 변속기의 조합으로 달리는 즐거움에 높은 연비까지 더했다.

K7은 준대형 세단이다. 이 차급의 기존 강자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다. 그러나 올해는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K7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7월까지 판매량은 K7이 3만3976대, 그랜저가 3만3638대다.

그중에서도 디젤은 K7이 그랜저를 확실히 앞서고 있다. 7월까지 K7 디젤은 5117대, 그랜저 디젤은 3189대 팔렸다. K7 디젤의 공인연비는 14.3㎞/L로 그랜저 디젤(14.0㎞/L)보다 높다. 게다가 K7 디젤의 공인연비는 2014년 11월 이후 출시된 차량에 적용되는 신연비로, 구연비 기준으로는 14.8㎞/L다.

K7은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덕분에 6단인 그랜저보다 연비가 높다. 연비가 판매량 차이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고속도로와 시내 등 다양한 도로 조건을 200㎞가량 달려 보니 실제 연비는 15㎞/L 수준이었다. 준대형 세단 연비가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크다. 하지만 K7 디젤은 좀 다르다. 창문을 모두 닫고 있으면 가솔린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세단들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요한 요소가 ‘디젤인데도 조용하다’는 점이다. K7 디젤은 정숙성에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못지않다. K7 디젤의 최고 출력은 202마력, 최대 토크는 45.0㎏·m다. 디젤 엔진이라 최대 토크가 높은 것은 기본이다. 최고 출력도 K7 2.4 가솔린(190마력)보다 높다. 고속도로를 달려보면 계속 속도를 더 내고 싶어질 정도로 쭉쭉 뻗는다.

저속 구간에선 승차감이 돋보인다. 토크가 높아 속도가 빨리 붙는 가운데 기어가 속도에 따라 촘촘하게 바뀌기 때문에 엔진 회전 속도(rpm)가 치솟는 일이 거의 없다. 그만큼 차가 쿨렁거리는 경험도 적었다.

차 안이 워낙 조용해 더욱 돋보이는 부분은 오디오다. K7은 미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크렐의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12개의 스피커와 고성능 앰프, ‘다이내믹 사운드 복원 기술’을 조합해 차 안에서 실제 공연장과 비슷한 음향을 들려준다. 외관은 개성이 더욱 강해졌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에 개성을 더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세로바들을 움푹 들어가도록 디자인해 옆에서 보면 상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