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상황서 사용되는 알레르기 치료제 '에피펜'의 가격폭등으로 미국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제약사 밀란이 반값에 살 수 있는 제네릭(복제약)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밀란은 29일(현지시간) 앞으로 수주일 안에 '에피펜'의 제네릭 버전을 출시하겠다면서, 가격은 에피펜의 절반인 상자당 300달러(33만7000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사제 2개가 든 에피펜은 현재 한 상자에 609달러(68만4000원)이다.

미국 언론들은 2025년까지 시장에서 에피펜의 독점적 지위를 보호받는 밀란의 제네릭 출시 결정은 이례적이라면서, 최근의 거센 비판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밀란의 최고경영자(CEO)인 헤더 브레스는 이날 발표문에서 에피펜의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분노와 걱정을 이해한다면서, 복잡하고 불투명한 의약품 공급체계 때문에 가격 인하보다는 대체 약품 공급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07년 에피펜의 독점 공급권을 획득한 밀란은 이후 가격을 수차례 올렸다. 이 때문에 2008년 상자당 100달러던 에피펜의 가격은 9년 사이 6배 이상 올랐다.

주사제 2개의 원가가 2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어 밀란이 한 상자에 300배 이상의 이득을 남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브레스 CEO는 스스로 주사를 놓도록 고안된 에피펜에는 '보이지 않는 주삿바늘' 등 제품 개선에 수천만 달러가 투입됐다면서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에피펜은 음식 등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벌 등에 쏘였을 때 급히 증상을 완화하는 에피네프린 주사 치료제다. 알레르기 반응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하므로 목숨과 직결되는 약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비상시를 위해 에피펜을 휴대하는 경우가 많고, 가정과 학교에서도 상비약으로 갖춰두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