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M&A, 원샷법이 허용한 것 공정법이 막아서야
공정위로서는 공정거래법상 절차가 있으니 심사 자체를 면제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업 쪽에서 봤을 때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원샷법이 규정하는 과잉공급 등의 기준을 근거로 사업재편을 승인했는데 공정위가 경쟁제한성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더구나 사업재편은 과잉공급이 명백한 업종만의 과제가 아니다. 향후 과잉공급이 예상되는 업종에서 선제 사업재편을 서둘러야 하는 경우도 많다. 또 동종 업계에서 M&A가 안 되면 이업종 간 사업재편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원샷법을 업종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해도 마지막에 공정위가 경쟁제한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최근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건도 공정위가 불허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사업재편은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일본은 산업경쟁력강화법을 보건의료, 농업 등 전 산업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도 원샷법을 더 넓게, 그리고 전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기업M&A 관련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기업결합 사전심사제를 원샷법 사업재편 승인 여부와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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