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디자인은 속도에 달려…실패해도 도전해야"
디자인 컨설팅 회사 TOPP의 공동창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더슨 라슨(사진)은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S2를 만들 때 함께했다. 부산국제광고제에 참가한 그는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IoT)의 등장으로 미래는 더 불확실해졌다”며 “이런 시대에서는 더 많이 도전하고, 더 많이 실패해야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oT는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의 디자인이 통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디자이너가 책상에 앉아서 디자인할 당시에는 경험이 아니라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때 느끼는 만족도나 감정은 상상과 다르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원샷 원킬’식 디자인은 불가능해졌다고도 했다. 그는 전기 사용량 확인 앱(응용프로그램) 디자인을 예로 들었다. 아무리 그래픽을 멋지게 디자인해도 정작 이용자들은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일 전기 사용량이 비슷해 쉽게 질렸던 것. 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고’도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경험을 반영한 결과 탄생한 성공작”이라고 했다.

IoT 시대 디자인 경쟁력은 시제품을 얼마나 빨리 만드는지에 달렸다고 라슨 CTO는 강조했다. 소비자 경험을 즉각 반영해 제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조업과 물류 혁신을 통해 과거 2~3개월 걸리던 시제품 생산을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게 됐다”며 “원하는 부품을 온라인 상점에서 구입한 뒤 레고를 조립하듯 시제품을 뚝딱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베리 엔지니어였던 라슨 CTO는 작년에 동료 5명과 TOPP를 세웠다. IoT 기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운영체제인 타이젠의 디자인 컨설팅을 맡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