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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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4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백악관의 주인이 바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오는 9월 후보자 토론회가 시작되면 대선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이미 각 후보의 정책과 성향을 바탕으로 수혜주 골라내기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클린턴의 헬스케어·에너지주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 5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41%)를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대선까지는 3개월 정도 더 남아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다만 대선 결과만 놓고 고민하기보다는 두 후보의 정책 중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당선 땐 헬스케어·에너지주 트럼프 집권하면 방산주 '베팅'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현 오바마 정부의 주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클린턴은 오바마케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공공의료보험 확대 공약을 내세웠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클린턴 행정부에선 헬스케어주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클린턴이 도입 의사를 밝힌 약가 상한제가 제약 바이오주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클린턴 당선 시 약가 인하 압력이 세질 수 있어 오리지널 약품 대비 약가가 낮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평소 친환경에너지 투자를 강조해왔던 만큼 풍력과 태양광, 재생에너지 관련 업체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수요가 증가하면 한화케미칼과 OCI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 그리드 정책으로 미국 전력선 교체가 이뤄질 경우 LS에 호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클린턴이 내수산업 활성화 및 복지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미국 내수가 살아날 때 수혜를 입을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기술(IT) 관련주 및 의류 관련주가 미국 내수와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홍은주 파트너는 “미국 내에서 한국산 TV와 휴대폰 등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등 IT업종이 미국의 소비진작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하면 방산주

안보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가 당선되면 방위산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와우넷 전문가인 김문석 파트너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또다시 언급할 경우 한국항공우주나 한화테크윈 등 방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아시아국가 핵무장 허용 등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강경한 보호무역론자인 만큼 국내 수출주엔 트럼프 당선이 악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휴대폰 등은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다. 서상영 연구원은 “미국이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대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석유제품, 조선, 화학 등 업종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더 힘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가 금리인상을 반대하며 통화완화 의지를 밝혀온 만큼 시장에선 달러 약세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보통 달러 가치와 원자재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현상이 빚어지면 원자재의 주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 시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이 가장 주목받을 수 있다”고 했다.

클린턴과 트럼프 둘 다 미국 내 인프라 투자를 공약하면서 건설 인프라 업종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면서 주요 인프라가 노후화돼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신고가를 기록 중인 종목도 건설과 건자재 업종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