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JTBC ‘청춘시대’가 종영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JTBC ‘청춘시대’가 종영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5가지 결말을 보여준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가 마침내 빈집이 됐다.

JTBC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김상호)가 27일 종영했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유은재(박혜수)의 고백으로 끝났던 11회에 이어 이날 최종회에서는 은재의 잠적을 걱정하는 하우스 메이트들의 모습과 은재 아버지의 부검 결과가 셰어하우스에 전달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부검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수면제를 탄 커피를 바꿔치기해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은재는 아무런 독극물이 시신에서 검출되지 않자 의아해 했다. 이에 송지원(박은빈)은 “부검은 정확하다”는 거짓말로, 그동안 은재를 짓누르고 있었던 은재의 짐을 덜어줬다.

이어 다섯 명의 하우스메이트들이 각각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그려졌다. 윤진명(한예리)은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을 털어 한 달 동안 중국 여행을 떠났으며, 송지원은 여전히 진지함과 엉뚱함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난 유은재는 윤종열(신현수)과의 행복한 연애를 이어갔다.

또, 성실한 삶을 살면서 월급을 받게 된 강이나(류화영)는 자신감을 실어줬던 오종규(최덕문)에게 향수를 선물했다. 데이트 폭력을 경험했던 정예은(한승연)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춘시대’는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 모인 5명의 20대 여성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박연선 작가는 취업난·불우한 환경·성(性)·데이트 폭력·살인·죽음 등 자극적인 소재들로 드라마의 뼈대을 구성하고, 그 위에 20대들의 현실 로맨스를 덮었다.

풋풋한 스무 살 유은재의 사랑은 설렘을 안겼고, 정예은은 어딘가 이해는 되지만, 답답함이 느껴지는 ‘고구마 연애’를 보여줬다. 이밖에도 형편이 좋지 않아 사랑까지 포기해야 하는 윤진명과 쉽고 간편한 인스턴트 사랑을 즐기는 강이나,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살지만 현실은 모태솔로인 송지원의 모습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겉으로 드러난 로맨스 아래 감춰진 ‘벨 에포크’ 5인방의 비밀들은 ‘청춘시대’의 키였다. 드라마는 절대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묵직하게 지금의 청춘들이 고민하고 있는 화두를 던졌다. 셰어하우스 규칙부터 연애 상담과 같은 사소한 고민부터 스폰서·채무·데이트폭력 등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 때문에 비롯된 고민까지 ‘벨 에포크’에 사는 5명의 이야기들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의 자화상이었다. 특히, 가정 형편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서 반드시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싶다는 진명의 목소리는 취업난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그리고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청춘시대’는 주인공들의 서로의 고민과 걱정, 트라우마들을 해결해주고 싶어 하는 ‘오지랖’을 보이지 않았다. “그건 너희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조용히 위로해준 드라마였다.

‘청춘시대’는 여타 드라마에 비해 비교적 짧은 분량인 12회로 마쳤다. 그러나 캐스팅이 마무리되기 전, 박연선 작가가 모든 대본을 탈고를 마친 덕분엔 ‘청춘시대’는 끝까지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감성을 자극하는 탄탄한 이야기와 연출 그리고 영상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비결이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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