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전도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지태, 윤계상, 이원근, 나나, 김서형 / 사진=tvN 제공
전도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지태, 윤계상, 이원근, 나나, 김서형 / 사진=tvN 제공
전도연·유지태·윤계상·김서형은 역시나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나나와 이원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안방극장을 이끌어갈 차세대 신성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27일 종영한 tvN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는 전도연의 11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었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영화에 집중했던 전도연은 ‘굿와이프’에서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신인의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밝힌 전도연은 ‘칸의 여왕’다운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TV 속으로 끌어당겼다.

전도연은 극 중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자 생계를 위해 결혼 이후 로펌 변호사로 복귀하는 김혜경 역을 맡았다. 전도연의 연기력은 단연 돋보였다. 초반 회당 80~90%에 육박하는 분량을 소화해낸 전도연은 주부로 살다가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게 된 설렘과 어리숙한 모습부터 소신을 드러내고 단단해져가는 내면을 그려냈다. 전도연의 ‘원맨쇼’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김혜경의 남편 이태준 역의 유지태는 ‘굿와이프’를 통해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큰 덩치와 중저음의 목소리로 섹시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실제 제작은 유지태에게 몸집을 키워줄 것을 요구했다. 유지태는 야망을 위해 돌진하는 야욕가의 면모부터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런 아내를 이용하려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의중을 알 수 없는,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이중적인 모습은 극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더하며 재미를 높였다.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극 중 MJ로펌의 대표 서중원을 연기한 윤계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젠틀하면서도 김혜경을 향한 남다른 연모를 품고 있는 로맨티스트적인 면모로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서중원은 세련된 매너를 갖췄지만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는 돈 때문에 일을 가리지 않는 냉정함과 김혜경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고뇌를 가진 인물이다. 윤계상은 이성과 감성이 충돌하는 서중원을 매력적으로 연기했다. 서중원이 김혜경에게 먼저 키스를 하고 “너랑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는 장면은 명장면으로도 꼽힌다.

김서형은 단연 돋보였다. 김혜경의 멘토이자 서중원의 따뜻한 누나로 ‘걸크러시’를 유발한 서명희 역으로 열연한 김서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안정적인 톤과 발음 그리고 강단 있게 결정을 내리는 카리스마와 ‘썸남’ 앞에서 쑥스러움을 타는 소녀같은 모습까지, 대체 불가한 매력을 과시했다.

나나는 ‘굿와이프’가 건져 올린 최대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첫 연기 도전에 나선 나나인 만큼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지만 단 1회 만에 부정적인 여론을 긍정적으로 변모시켰다. 차가워 보이는 비밀스러운 인물이지만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조사원으로 김혜경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굿파트너’였다. 나나와 전도연은 함께 힘을 모아 수사를 하며 ‘워맨스’(Womance, 여자와 로맨스의 합친 신조어)를 뽐내기도 했다. 이번이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기력을 과시한 나나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루키로 자리매김했다.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이원근은 로펌 자리를 두고 김혜경과 경쟁하는 신입변호사 이준호 역을 맡았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샀지만, 일에 있어서는 김혜경을 견제해 야근도 마다않는 독종이기도 하다. 이원근은 전도연과 라이벌 관계이자 인정받고 싶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준호에 빙의돼 얄밉고 깐죽대지만 미워할 수만 없는 귀여움을 뽐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의 모습으로 이원근은 앞선 작품들에서 선보인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데 성공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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