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종영①사랑과 용서 모두의 만병통치약

[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고맙습니다.’

핵심은 성장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23일 방송된 ‘닥터스’ 최종회에서는 인물들의 성장과 회복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할머니의 의료 사고로 오랜 시간 복수에 매달려 살았던 유혜정(박신혜)은 의료 사고 피의자인 진명훈(엄효섭) 원장의 수술에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수술을 마치는 것으로 스스로를 성장시켰다. 자신을 열렬히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홍지홍(김래원)의 도움도 컸다.

놀랍게도 유혜정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해준 이는 진명훈이었다. 그는 수술이 끝난 뒤 유혜정에게 “고맙습니다”라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앞서 수술 기록을 들이밀며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던 유혜정에게 조롱하듯 껍데기 뿐인 말을 건네 상처를 줬던 진명훈이었기에 이같은 변화는 ‘닥터스’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이를 들은 유혜정은 잠시 울컥하더니 역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진명훈을 용서하고, 그가 준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드러내 시청자들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홍지홍의 소망이 이뤄진 순간이기도 했다.

홍지홍은 이날 진명훈의 수술에 참여해 마지막까지 유혜정을 단단하게 붙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려는 유혜정을 도우면서도, 하루빨리 행복을 찾으라는 진심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모두 유혜정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가장 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혜정은 초반 홍지홍의 사랑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모습이었지만,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항상 옆에 있어주는 홍지홍의 모습에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의 애정표현을 살갑게 받아치고, 스킨십에도 적극성을 띄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주변인으로 인해 뜨거운 심장을 갖게 된 이들은 또 있다. 바로 진서우(이성경)와 정윤도(윤균상). 자기 잘난 맛에 살던 두 사람은 각각 피영국(백성현)과 유혜정을 통해 사랑꾼으로 각성했다.

극 초반 진서우는 정윤도를 짝사랑했고, 유혜정만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질투를 느끼며 미움을 키웠다. 그럴 때마다 항상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던 피영국의 보살핌 덕에 진서우는 결국 따뜻한 마음씨를 갖게 됐다.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자연스럽게 피영국을 향했고 둘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거듭났다.

정윤도는 자신이 짝사랑했던 유혜정을 곱씹으며 “세상에 사랑이라는 말 들어가는 건 안 하는 것보다 일단 하는 게 좋아”라고 말했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부정적이었던 초반 모습과 달리 어느새 인간적인 매력이 묻어나는 인물로 성장한 그였다.

유혜정은 “가족이라는 걸 만들어보고 싶어졌다”는 말과 함께 자신과 따뜻한 추억 하나 없는 아빠를 용서했고, 홍지홍이 만들어준 꽃길을 밟으며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이제서야 모든 짐을 내려놓고 비로소 행복하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더할나위 없는 해피엔딩을 완성시켰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닥터스' 종영①]사랑과 용서, 모두의 만병통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