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구르미 그린 달빛’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화려한 카메오 열전이 빛났다.

지난 22일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 이하 구르미)이 첫 방송됐다. 이날 ‘구르미’를 빛낸 건 단연 카메오들이었다. 차태현·조여정·정이랑·이문식 등 주연배우를 능가하는 존재감 넘치는 카메오가 시선을 강탈했다.

이날 ‘구르미’의 포문은 차태현이 열었다. 차태현은 주인집 마님을 사랑하는 머슴 대근으로 홍라온(김유정)에게 연애 상담을 받았다. 대근은 “그 여인네 때문에 미치겠다”며 조언을 구했고, 홍라온은 열흘만 눈앞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라고 지시했다. 대근이 사모하는 여인으로 등장한 은혜는 다름 아닌 조여정이었다. 시종일관 대근을 차갑게 대한 은혜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근에게 “열흘 동안 어디로 사라졌던 거냐”면서 마음을 받아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다. 이 과정서 차태현은 조여정을 향해 조선판 ‘그린라이트’를 켜고 현대판 ‘밀고 당기기’를 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자아냈다.

정이랑은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홍라온이 들른 국밥집의 욕쟁이 할머니로 등장했다. 손님들에게 시원하게 욕을 퍼붓는 강렬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욕쟁이 할머니는 “국밥 다 먹었으면 얼른 꺼지라”며 이영과 홍라온에게 욕을 했다. 그러나 수랏간 나인 출신인 그는 이영의 정체를 알아보고 기겁하면서 자신의 따귀를 때려 웃음을 자아냈다. 정이랑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문식은 내시로 궁에 입궐하게 된 홍라온을 거세하려고 하는 엄공으로 특별출연했다. 홍라온은 남장 행세를 하고 있는 자신의 정체가 발칵될까봐 엄공을 만취하게 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 과정서 이문식은 자신을 치켜세우는 홍라온의 칭찬에 기분 좋아하고 잔꾀에 넘어가 잠들어버리는 모습을 특유의 익살맞고 유쾌한 면모로 연기하며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같은 카메오의 활약에 힘입어 ‘구르미’는 첫 회부터 사뿐한 첫 출발을 알렸다. 23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구르미’는 시청률 8.3%(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3위이지만 이는 전작인 ‘뷰티풀 마인드’ 마지막회 시청률인 3.2%보다 5.1%P 상승한 수치다. 이처럼 카메오 출연으로 탄력을 받은 ‘구르미’가 2회부터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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