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무한도전’ / 사진=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 사진=방송화면 캡처
‘무한도전’이 100년 전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독립의 열망을 안방에 전달했다.

2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은 제작진으로부터 “일정 마지막 날이니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코리아타운과 할리우드를 관광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대에 부풀었던 멤버들은 생각보다 부실한 LA 관광에 실망했다. 가이드를 자처한 미주 MBC PD는 코리아타운이 시작되는 인터체인지와 한국학 연구소가 있는 남가주 대학교(USC), 한인회관, 코리아타운 우체국 등으로 멤버들을 이끌었다. 그러나 모든 관광은 버스 안에서 이뤄졌다. 스치듯 지나가는 LA 관광에 멤버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도착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PD로부터 이 거리에 새겨진 한국인 이름 3명을 20분 안에 찾아오라는 미션을 받았다. 멤버들은 배우 이병헌·안성기의 이름을 발견했지만 마지막 1명은 발견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멤버들과 함께 마지막 정답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했다. 도착한 곳에 새겨진 이름은 필립 안. 1935년에 데뷔한 할리우드의 동양계 배우를 대표하는 한인 2세였다.

김태호 PD는 “필립 안의 아버지가 누군지 아느냐”라며 “바로 도산 안창호”라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멤버들에게 지금까지 이동했던 곳들이 모두 도산 안창호와 관련된 곳이라고 말해 멤버들을 숙연하게 했다. 미국에서 도산 안창호의 이름을 들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도산의 흔적 찾기 위해 나섰다. 한인회관을 찾은 ‘무한도전’은 안창호의 막내아들 안필영을 만났다. 안필영은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우리가 그런 아버지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도산의 큰 아들 안필영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는 “필립 형님은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분이었다”며 “형은 언제나 아버지를 사랑했다. 아버지는 형에게 나는 내 나라를 위해 일할 것이니 너는 가족을 지켜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유재석은 안필영에게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겠느냐”고 물었고, 안필영은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의 업적도, 아버지의 용기도 존경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내, 나의 어머니에게도 존경을 표합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도산 안창호가 조국을 위해 싸웠다는 것을 기억해달라. 조국을 사랑하고 동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멤버들은 도산 안창호의 외손자 필립 안 커디를 만났다. 그는 도산 안창호의 장녀 故 안수산 여사의 자녀였다. 그는 어머니를 이어 도산의 정신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멤버들은 그의 집에 보관된 도산의 유품과 100년 된 흥사단기, 태극기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필립은 안창호 선생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었는지 전했다. 필립은 눈시울을 붉히며 “도산의 사상과 삶을 이어가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도산의 정신은 계속될 거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멤버들은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도산의 삶을 들으며 “우리가 잘 몰랐다”는 말을 반복했다. 가장 순수한 애국자 안창호의 유묵 ‘애기애타(愛己愛他)’를 한국으로 배달하기로 했다.

정준하의 벌칙 수행을 위해 LA로 떠났던 ‘무한도전’은 이렇게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이란 선물을 들고 한국에 돌아왔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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