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업계에 중국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로 투자했던 중국 자본이 최근에는 국내 유망 바이오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선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제넥신은 지난 6월 중국 시장의 전략적 파트너인 테슬리와 중국 투자회사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1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제넥신은 빈혈치료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등의 임상을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전체 분석체 기업인 디엔에이링크는 중국 광저우강우생물유한공사를 대상으로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이전 이후로 한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상장이 활발해지면서 투자 회수가 쉽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지분 투자는 물론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 바이오기업인 노스랜드는 2004년부터 국내 바이오기업들과의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노스랜드는 2004년 바이로메드와 교차 특허 협약을 체결했고, 휴온스와는 베이징에 점안제 합작 공장을 세웠다.

김지수 한국투자파트너스 베이징지사 이사는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국 기업에서는 관리하기 쉽다”며 “기술 협력, 임상실험 등의 논의도 수월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는 자금 조달의 새로운 창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