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인프라를 키우자] "바이오산업 이끌 R&D 컨트롤타워가 없다"
“한국이 바이오산업의 ‘퍼스트무버(시장 선도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가 필요합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오 R&D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 벤처기업인 1세대로, 1997년 서울대 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에서 학내 벤처인 마크로젠을 세웠다.

서 회장은 “의료체계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면서 국내 바이오 R&D의 사업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부 차원의 R&D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보건의료 체계가 질병 치료에서 정보의학 분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 유전체 데이터 분석 등으로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의료체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국가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의료체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병원,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입장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관련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의료기술 개발은 미래부, 생물화학과 바이오 의료기기는 산업부가 맡는 식이다. 바이오 R&D 예산은 복지부, 산업부, 미래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7개 부처 등으로 쪼개져 있다.

정부는 이 때문에 지난 3월 국내 바이오산업 컨트롤타워 격인 ‘바이오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 회장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정부나 개별 기업이 기술과 산업 발전 흐름을 제대로 꿰뚫기 어렵다”며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해야 빠른 의사결정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