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동하 / 사진제공=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동하 / 사진제공=조준원 기자 wizard333@
처음 카메라 앞에 선 이후 약 8년의 시간이 흘렀다. 성장했냐고 물으니 손사래를 쳤다. 카메라 앵글 안에서 다른 배우들의 얼굴을 가리지 않게 서는 법 정도는 알겠단다. 올곧은 방향으로 걸으면서도 끊임없이 돌다리를 두드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더 멀리 가기를 꿈꾸는 동하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10. ‘뷰티풀 마인드’에서 유쾌한 양성은을 연기했다.
동하: 주로 오전 촬영이 많았는데, 아침에 다운된 컨디션으로 까불까불한 양성은을 연기해야 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래서 아침마다 매니저와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며 기분을 업 시키려고 노력했다. 3개월을 양성은으로 살다 보니 실제로 매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10. 양성은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면?
동하: 배우들마다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나는 ‘어떻게 연기 해야겠다’라는 접근보다는 양성은 자체가 되려고 했다. 대본에 없는 양성은의 습관이나 자라온 환경 등을 말이다. 그렇게 연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내가 정말 의사가 된 것 같았다. 내 앞에서 환자가 죽었을 때, 회의감도 들었다. 환자 역할을 하신 분들이 연기를 잘 한 탓도 있겠지.(웃음)

10. 그럼 특히 ‘동창 에피소드’가 힘들었겠다. 힘들게 살던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을 했으니까.
동하: 그 촬영 전날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감정 연기를 소화해야 하는데 잘 못 해서 드라마에 민폐를 끼칠까 봐 걱정됐다. 그리고 촬영을 한 이후에는 긴장감이 풀리기도 하고, 감정을 쏟아내서 그런지 몸이 안 움직여지더라.

10. 열심히 한 만큼 결과물은 어땠나? 본인의 연기에 만족했나?
동하: 전혀. 선배님들도 항상 연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보기엔 너무 잘하시는데… 그러니 나는 내 연기에 만족할 수 없다. 계속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연기인 것 같다. 끝이 없다는 게 연기의 묘미인 것 같기도 하다.

10. 촬영 현장은 어땠나? 느끼는 게 많았을 것 같다.
동하: 진짜 많이 배웠다. 나는 학생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많은 작품을 한 것은 아니라 아직도 많이 떨린다. 그래서 카메라가 돌아가기 전에 항상 긴장한 상태다. 그런데 선배님들은 웃으면서 얘기를 하다가도 1초 만에 극중 캐릭터가 된다. 너무 충격이었다.

배우 동하 / 사진제공=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동하 / 사진제공=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순간을 기억하나?
동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황정민 선배님 앞에서 한 마디를 했다. 투샷도 아니었고 그냥 따로.(웃음) 글자 수가 정확히 7자였다. 그 7자를 밤새 연습했다. 그런데 첫 현장에서 그 대사를 틀렸다.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스태프가 ‘이쪽으로 서줄래?’라고 말해도 ‘예? 예?’하면서 어리바리했다.

10. 좋아하는 일이지만 그만큼 걱정이 많아 스트레스겠다.
동하: 요즘 특히 고민이 있다. 어릴 때부터 센 역할이 좋아서 그런 연습을 자주 했었다. 그러다 보니 나약하거나 소심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약하다. 매번 연습을 하는데도 내 안에 ‘동하’가 있으니 캐릭터가 되는 것이 힘들다.

10. 연기 얘기만 해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연기 외적으로도 자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동하: 다른 건 더 자신이 없다. 사람도 많고 카메라도 많은 데서 예능 등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불러주시면 달려가겠지만.(웃음)

10. 역시 연기에 집중해 달라. 하고 싶은 역할이 있을 것 같다.
동하: ‘뷰티풀 마인드’의 장혁 선배님보다 더 센 역할을 해보고 싶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선배님보다도 더 센 역할. 악한 사이코패스 같은 거 말이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탓인가.

10. 함께 호흡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동하: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들. 정말 모든 배우들과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러려면 평생 연기만 해야겠다. 좋은데?

10. 작품 보는 것도 좋아하나 보다.
동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한국 영화. 최근에 개봉한 영화들은 이제 보러 갈 예정이다. ‘뷰티풀 마인드’ 마치고는 계속 예전 영화들을 다시 보고 있었다.

10. 동하의 인생 영화는?
동하: ‘달콤한 인생’을 꼽겠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연기도 멋있었고, 김지운 감독님의 연출도 환상적이었다. 그 영화 안에 담긴 모든 효과들이 고급스럽고 좋았다. 좋아하는 영화는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편인데 ‘달콤한 인생’은 수십 번 봤다.

10. 앞으로 동하는 어떤 방향으로 달릴까?
동하: 부족한 모습이 점점 사라졌으면 한다. 보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할 거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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