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 중 복용하면 태어난 아이가 나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문제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유전역학 교수 에비 스테르지아쿨리 박사 연구팀이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연구'(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에 참여한 어머니 7천79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 헬스데이 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임신 18주와 32주 그리고 태어난 아이가 5세가 됐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했는지 묻고 아이들이 7세가 됐을 때 아이들의 행동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신 18~32주 사이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복용하지 않은 여성이 출산한 아이들에 비해 문제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42%, 과잉행동을 나타낼 가능성이 31%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신 32주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여성의 아이들은 문제행동을 나타낼 가능성이 46%,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29%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 18주보다는 임신 32주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을 때 이러한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출산 후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아버지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자녀의 문제행동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신 18주에는 전체 여성의 53%인 4천415명, 임신 32주에는 42%인 3천381명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다.

이유는 대부분 두통, 근골격계 통증, 감염 등이었다.

출산 후에는 89%가 복용했다.

다만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복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녀의 문제행동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도 약물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들어가 뇌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그러나 임신 중 고열이나 통증을 방치하면 조산 위험이 높아지는 등 태아에 해로운 결과가 올 수 있는 만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타이레놀의 메이커인 맥닐 컨슈머 헬스케어(존슨 앤든 존슨 제약회사의 자회사)는 성명을 통해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행동장애 위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아니라면서 지금까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아동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 온라인판(8월15일 자)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