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자산운용·증권 모두 '한 둥지'에…삼성금융사, 서초동 시대 개막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본격적인 ‘서초동 시대’를 연다. 삼성생명이 이전을 마친 데 이어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도 연말까지 서울 태평로를 떠나 서초동 삼성 사옥에 입주할 예정이다. 유기적인 시너지를 위해 사용 층도 생명·자산운용·증권의 순서로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벌여온 이전 작업을 마치고 15일 본격적인 서초동 삼성 사옥 근무를 시작한다. 삼성생명은 1984년부터 사용해온 태평로 사옥을 지난 1월 부영에 매각하고 이전을 결정했다.

삼성생명이 쓰는 삼성전자 사옥 C동은 연면적이 20만㎡에 달한다. 지하 8층, 지상 43층 규모에 높이는 200m다. 삼성생명은 이 중 21~25층과 32~37층에 입주했다. 경영지원실은 37층, CPC(고객상품채널)전략실은 35층, 기획실은 33층에 배치했다.

삼성자산운용도 태평로 사옥을 떠나 이달 말 삼성생명과 같은 C동에 입주한다. 삼성자산운용은 16~18층 3개 층을 사용한다. 오는 12월 서초동 이전을 계획 중인 삼성증권 역시 C동 16층 아래에 들어서는 것이 유력하다. 고층부에서부터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의 순으로 입주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자금을 조달하면 이 자금을 삼성자산운용이 굴리고, 삼성증권이 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하는 유기적인 협력 구조를 감안한 배치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 관계자는 “세 금융회사가 같은 건물에 있으면 수시로 미팅을 하고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평로 사옥 시절보다 더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을지로 사옥 매각 작업을 하고 있는 삼성화재도 내년 초 서초동 사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C동 입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태평로 삼성본관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