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강빈 쌤인블록 대표가 변신 로봇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임강빈 쌤인블록 대표가 변신 로봇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블록 속을 자세히 보세요. 태극기에 있는 ‘건곤감리(乾坤坎離)’가 들어있죠?”

임강빈 쌤인블록 대표는 “10년 동안 연구개발을 해 한국만의 원천기술이 담긴 블록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블록시스템은 블록끼리 서로 끼워지는 원리와 함께 여러 모형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블록의 종류 등을 뜻한다.

쌤인블록의 블록 형태는 30여종이지만 아이언맨, 헐크 등 인기 캐릭터부터 자동차, 항공모함, 비행기 등 다양한 모형을 제작할 수 있다. 제품마다 특화된 형태의 블록이 다양하게 들어있는 레고와 차별된다. 임 대표는 “연구비용으로만 30억~40억원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완구 개발 전까지 임 대표의 직업은 제약사와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는 아트디렉터였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2003년부터 블록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블록에는 ‘음양(陰陽)’의 성질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쌓아올리며 만들고(양), 다 만들고 나면 부수는(음) 과정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강해지고, 다시 만들 때는 자연히 더 잘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블록 완구로 가전제품과 로봇의 원리를 깨닫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회사 ‘로보웍스’도 세웠다. 로보웍스에서는 쌤인블록에 모터와 회로 제어장치를 넣어 제작한 ‘큐브웍스’ 브랜드를 내놨다. 임 대표는 “비슷한 완구로 레고사의 ‘마인드스톰’이 있지만 값이 비싸고 어렵다”며 “큐브웍스는 쉽고 저렴해 아이들이 전자기기의 작동원리를 깨닫기 좋다”고 설명했다.

쌤인블록은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갖고 놀 수 있도록 2014년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인증과 유럽 CE 마크를 획득했다. 중국 헤이룽장성 정부가 설립한 로봇연구소 히트로봇그룹(HRG)이 운영하는 초등학생 로봇 교실에 큐브웍스 제품을 수출해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 대표는 “12월께 미국 대형 홈쇼핑 업체 QVC에 입점해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 국내에서 40억~50억원, 중국에서 75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양=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