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신네기’ 방송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신네기’ 방송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오글거림과 설렘을 동시에 안겼다. 재벌가 자제와 캔디의 만남은 어딘가 모르게 유치하고 뻔했지만 리모컨을 놓지 않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12일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권혁찬 이민우, 이하 신네기)가 베일을 벗었다. 동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신네기’는 통제 불능 꽃미남 재벌 형제들과 그들의 인간 만들기 미션을 받고 로열패밀리에 입성한 신데렐라의 로맨스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알바에 치이지만 당차고 긍정적인 21세기형 신데렐라 은하원(박소담)의 가슴 아픈 사연과 재벌가 자제 강회장(김용건)의 손자들인 강현민(안재현)·강지운(정일우)·강서우(이정신)의 신경전이 그려졌다. 특히 강현민과 강지운은 후계자 자리를 놓고 서로를 보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다.

클럽에 들른 강현민은 할아버지의 다섯 번째 결혼식에 데려갈 가짜 약혼녀를 물색하다 피자 배달을 온 은하원을 점찍었다. 은하원은 자신을 ‘배달충’이라 부르는 이들에게 하이킥을 날렸다. 이를 본 강현민은 은하원이 일하는 편의점을 찾아가 그에게 “3시간 동안 100만원을 주겠다”며 약혼녀 행세를 부탁했다.

새엄마와 새언니의 기에 짓눌린 은하원이지만 대학교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꿋꿋하게 각종 알바를 섭렵해나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그였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함이 밀린 연체료 때문에 창고로 향한 걸 알게 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결국 입학금으로 모은 돈을 연체료로 내기로 결정한다. 부족한 돈을 구하기 위해 은하원은 강현민의 제안을 수락한다. 말 그대로 신데렐라로 변신한 은하원이지만 강현민이 할아버지를 골탕 먹이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 사실을 알고 그 자리에서 그를 굴복시킨다. 강회장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은하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강현민을 좋아하는 박혜지(손나은)는 은하원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를 본 강지운은 “돈이 그렇게 필요해?”라며 은하원을 향해 돈다발을 뿌렸다. 강지운은 은하원이 강현민의 약혼녀가 아니라 어머니의 유골함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과정서 네남녀의 심상치 않은 기류가 포착되며 향후 전개될 러브라인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안하무인 꽃미남 재벌 3세와 가난하지만 당찬 캔디의 이야기는 익숙하고도 낯익다. 그만큼 진부한 소재로 취급받지만 매력적인 남주인공들이 평범한 여주인공에게 빠지고,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판타지가 충족된다는 점에서 사랑받는 장르이기도 하다.

1회에서 보인 ‘신네기’는 이러한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다. 돈은 많지만 상처로 얼룩진 남주인공 그리고 그를 변화시킬(것으로 예상되는), 돈은 없지만 초긍정 여주인공의 모습이 그렇다. 이 과정서 왠지 모르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와 설정들이 존재했지만 그만큼 설렘을 안기기에도 충분했다. 앞서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대놓고 ‘심쿵 유발 로맨스’를 표방하는 ‘신네기’가 유치하지만 달달한 기운으로 얼마만큼이나 여심을 녹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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