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은 세계 수출액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에 이은 성적표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도 우리보다 뒤다.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어떻게 수출 대국이 됐을까? 우리가 잘하는 것을 만들어 팔고, 자본과 기술을 축적해 잘하는 것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한 결과다. 가발과 코리안 밍크(쥐가죽)가 전부였던 초기 주요 수출 품목이 석유 화학, 철강, 반도체, 휴대폰 등으로 바뀌었다. 무역에서 나타나는 ‘비교우위’ 전략을 한국만큼 잘 구사한 나라도 드물다. 테샛은 무역의 핵심 개념인 비교우위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기출문제 유형을 보자.

기출문제 1

A국과 B국 두 나라는 각각 양파와 시계를 생산한다. A국은 양파 1㎏ 생산에 100명, 시계 한 개를 생산하는 데는 15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B국은 양파 1㎏ 생산에 90명, 시계 한 개 생산에는 8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두 나라에 각각 4000명의 투입 가능한 인력이 있다고 할 때 비교우위에 의한 생산을 옳게 계산한 것은?

①A국 양파 40㎏, B국 시계 40개
②A국 양파 40㎏, B국 시계 50개
③A국 시계 26개, B국 양파 44㎏
④A국 시계 44개, B국 양파 26㎏
⑤A국 양파 44㎏, B국 시계 50개

기출문제 2

다음 표는 갑과 을의 시간당 나물과 오이 생산량이다. 두 사람은 100시간씩 나물을 캐는 데, 또 100시간씩 오이를 키우는 데 쓰고 있다. 현재 이 사회에는 두 사람만 있으며 자급자족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으로 옳은 것은?
['테샛' 공부합시다]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 잘해도 타이핑은 비서에게 맡기는 게 합리적
가. 나물 생산의 기회비용은 갑이 을보다 크다.
나. 갑은 나물 생산에, 을은 오이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다.
다. 갑은 절대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을과 상품을 교환할 동기가 없다.
라. 비교우위 품목 생산에 완전 특화한다면 오이의 총생산량은 100㎏ 증가한다.

① 가, 나 ② 가, 라 ③ 나, 다 ④ 나, 라 ⑤ 다, 라

기출문제 3

다음 표를 보고 옳은 것만을 고른 것은?
['테샛' 공부합시다]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 잘해도 타이핑은 비서에게 맡기는 게 합리적
가. X재 1단위와 Y재 1단위가 완전대체재라면 두 나라 간 교역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 X재 1단위와 Y재 1단위가 완전보완재라면 두 나라 간 교역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 A국이 B국보다 두 재화 모두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으므로 두 재화에 대해 절대우위를 갖는다.
라. A국은 Y재 1단위 생산에 투입하는 노동으로 B국에 비해 더 많은 X재를 생산하므로 X재 생산에 비교우위를 누린다.

① 가, 나 ② 가, 다 ③ 가, 라 ④ 나, 라 ⑤ 다, 라

기출문제 4

다음 표는 갑국과 을국의 생산 가능 재화의 조합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옳게 분석한 것을 보기에서 고르면?
['테샛' 공부합시다]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 잘해도 타이핑은 비서에게 맡기는 게 합리적
['테샛' 공부합시다]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 잘해도 타이핑은 비서에게 맡기는 게 합리적
가. 을국은 재화 생산의 기회비용이 증가한다.
나. 갑국은 시계 생산에, 을국은 종이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다.
다. 갑국의 경우 종이 1단위를 생산하는 기회비용은 시계 2단위다.
라. 교역조건은 시계 1단위당 종이 2단위와 4단위 사이에서 결정된다.

① 가, 나 ② 가, 다 ③ 나, 다 ④ 나, 라 ⑤다, 라

[해설]

무역이론에서 출제 빈도가 가장 높은 부문이 바로 절대우위, 비교우위다. 절대우위는 어떤 재화의 생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낮을 때 쓰는 개념이다. 여러 제품을 만드는 데 A국의 생산비용이 B국보다 모두 적다면 A국은 모두에 절대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A국이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아니다. 1시간당 100만원을 버는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을 더 잘 친다고 타이핑까지 혼자서 다 하는 것이 좋을까? 이 변호사는 비서에 대해 변론과 타이핑에서 모두 절대우위에 있지만 타이핑을 비서에게 맡기는 게 낫다. 그럼 비서도 돈을 벌고, 변호사는 더 번다. 이처럼 비교우위는 일종의 상대적 개념이다.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리카르도가 무역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것이 바로 비교우위라는 개념이다. 무역을 하면 못 사는 나라가 착취당한다는 생각을 확 바꿨다.

기출문제 1을 쉽게 풀려면 <표>로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비교우위 문제는 대개 <표>로 제시되는데 이렇게 풀어놓으면 복잡해 보인다. 이것이 함정이다.
['테샛' 공부합시다] 변호사가 비서보다 타이핑 잘해도 타이핑은 비서에게 맡기는 게 합리적
이 표를 보면 B국이 양파와 시계 모두에서 절대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양의 양파와 시계를 만드는 데 B국의 생산비가 A국 보다 적게 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B국이 양파도 재배하고 시계도 만드는 것이 유리할까? 그렇지 않다. B국도 자기가 더 잘하는 것을 더 많이 만들어 파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같은 시간에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으므로 더 잘하는 것을 팔고, 조금 못하는 것을 사다 쓰면 서로 ‘윈윈’이다.

A국의 양파를 기준으로 보자. 양파 1.5㎏과 시계 1개를 만드는 데 같은 노동력이 든다. B국은 양파 1.125㎏과 시계 1개를 생산하는 데 동일한 노동력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A국은 양파, B국은 시계 생산에 유리하다. A국과 B국이 각각 양파와 시계를 특화해 생산한 뒤 교환하면 소비량을 늘릴 수 있다. 4000명을 투입한다고 했으므로 A국은 양파 40㎏(4000÷100), B국은 시계 50개(4000÷80)를 생산한다. 정답은 ②이다.

기출문제 2는 첫 번째 문제와 유사하다. 문제 자체보다 보기에 기회비용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뽑아 보았다. 표를 보면 갑이 을에 대해 절대우위에 있다. 나물과 오이를 같은 생산비로 모두 많이 생산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비교우위를 따질 때 기회비용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데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할 때 기회비용이 더 크면 안 된다. 경제적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나물을 선택해서 오이를 못 키우게 되는 기회비용은 갑이 을보다 크다.

오이로 표시한 나물 1㎏당 기회비용의 경우, 갑은 2분의 1㎏이고 을은 3분의 1㎏이다. 즉, 갑은 나물보다 오이를 키워야 하고, 을은 오이보다 나물을 키워야 한다. 갑은 200시간 모두를 오이를 생산하는 데 쓰면 오이 400㎏을, 을은 200시간을 나물 캐는 데 쓰면 나물 600㎏을 생산한다. 특화하기 전에는 두 사람이 오이 300㎏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특화함으로써 오이총생산량은 400㎏으로 100㎏ 증가한다. 절대우위에 있다고 해서 교환하지 않으면 손해다. 정답은 ②이다.

기출문제 3의 특징은 보기에 완전대체재 개념이 있다는 점이다. 완전대체재라면 노동력이 적게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완전대체재인데 굳이 노동력이 많이 드는 것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완전대체재라면 두 나라 모두 Y재를 생산하면 되고 그러면 교역이 일어나지 않는다. A국은 Y재 1단위 생산에 투입하는 노동으로 X재를 생산하면 3분의 2개를, B국은 3분의 1개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A국은 B국에 비해 X재를 더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 정답 ③

기출문제 4는 복잡하게 보이도록 한 유형에 속한다. 표가 길지만 요약하면 쉽게 풀 수 있다. 갑국과 을국의 시계와 종이 생산 최대량만으로 표를 단순화하면 일목요연하다. 즉, 갑국 20(시계)/40(종이), 을국 15(시계)/60(종이)이다. 종이 1단위 생산의 기회비용은 갑국이 시계 2분의 1단위, 을국이 시계 4분의 1 단위임을 알 수 있다. 갑국은 시계 생산에, 을국은 종이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다. 갑국과 을국 모두 생산의 기회비용은 2분의 1, 4분의 1로 일정하다. 정답. ④

리카르도가 비교우위론을 말하기 전 세계는 보호무역이 제일 좋다고 믿었다.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의 좋은 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물론 어느 나라든 막 크기 시작한 유치(幼稚)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덧붙여 두자.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