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측의 우리 문화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예상치도 못한 암초를 만난 한류는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이에 텐아시아는 여러 실제 사례들과 엔터사들의 이야기를 모아 중국발 한류 적신호의 실태를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텐아시아=김유진·현지민 기자]
‘사드 괴담’ 속 중국 활동 이어가는 스타들 / 사진제공=SM, YG, SBS, tvN

‘사드 괴담’ 속 중국 활동 이어가는 스타들 / 사진제공=SM, YG, SBS, tvN

불안한 한·중 관계에도 한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제재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이준기·비·황치열·현아·김종국·이광수 등은 예정된 스케줄을 무리없이 소화하며 ‘문제 없음’을 알렸다.

특히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즐비한 SM 엔터테인먼트와 YG 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중국 내 엑소·빅뱅 콘서트 금지’라는 괴담 속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 이준기·비 등 영화 및 드라마 촬영 원활

지난 7일 이준기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영화 ‘시칠리아 햇빛 아래’ 발표회에 예정대로 등장했다. 앞서 한 매체가 이준기의 참석 여부를 두고 “불투명하다”고 보도한 것과 달리 그는 무대에 올라 영화 홍보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시칠리아 햇빛 아래’는 개봉 첫 날 관객 수 동원 1위를 기록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같은 날 클라라도 홍콩 영화 ‘사도행자’의 중국 홍보 행사에 참석했다. 클라라는 고천락(구톈러), 장가휘(장자후이), 여문락(위원러) 등 중화권 톱스타들과 함께 조연인 킬러 역으로 열연했다.

비는 빅토리아와 함께 중국 드라마 ‘팔월미앙(八月未央)’ 촬영에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의 가수 활동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 MTV 아시아 골든 뮤직어워즈에서 ‘최고 해외 가수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활발한 중국 활동을 이어왔던 홍수아는 최근 제작비 총 200억, 59부작으로 진행되는 중국 정통 사극드라마 ‘위무삼국(威武三國)’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계약서를 체결했다. 홍수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중국 정통 사극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유일한 한국 여배우가 됐다. 그는 팔방미인 곽황후 역을 맡아 활약한다.

‘함부로 애틋하게’ 팬미팅 연기를 제외하면 동시방영 드라마에도 큰 영향은 없다. 곧 방송을 앞둔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한·중 동시방영을 확정 지어 현지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방송사도 “(방송 제재와 관련해) 전해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 일부 K-POP 공연 진행..“비자 발급 하늘에 별 따기”

중국판 ‘나는 가수다’로 한류 스타가 된 가수 황치열의 활동도 청신호다. 그는 3일 신곡 ‘나와 함께 꾸을 꾸다’를 공개하고 중국 음악 사이트 QQ뮤직과 알리바바 뮤직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발매 다음날인 4일에는 북경 리츠칼튼호텔에서 신곡 쇼케이스를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현지 공연 관계자는 “황치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오는 26일 예정된 콘서트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아도 막힘없는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데뷔 이래 첫 단독 아시아 투어를 중어권 4개 도시에서 진행한다.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중국 현지 활동 우려에 대해 “현아의 공연과 관련해서는 아직 연락받은 사항이 없다. 크게 변동 없이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신혜성 역시 오는 13일 예정된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누구는 금지하고, 누구는 되는 식의 ‘복불복’ 제재가 아예 ‘차단’하는 것보다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를 알려주지도 않고 비자 자체를 안 내주는 식이다. 예전에는 한 달 정도면 비자 문제가 해결됐는데, 언젠가부터 계속 미뤄지고 깜깜무소식인 상황이라 공연을 며칠 앞두고 취소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 김종국·이광수 등 ‘런닝맨’ 안전지대

SBS ‘런닝맨’을 통해 예능 한류 스타로 떠오른 김종국의 활동도 문제없다. 앞서 그는 현지 예능 프로그램 ‘딩거룽둥창’·’어메이징 레이스’·’슈퍼 아이돌’·’달려라 형제’ 등에 출연해 입지를 단단히 한 것과 더불어 얼마 전 체계적인 현지 활동을 위해 중국 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맺는 등 행보로 당분간 안정적인 활동이 예고됐다.

다른 ‘런닝맨’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 프린스’라 불리는 이광수는 최근 중국 패션 매거진 ‘바자’를 통해 현지 사인회 현장을 공개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드러냈다.

송지효는 개리와 나란히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으며, 6일에는 중국 청두 CGV청두 진뉘우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열린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2016 중국 토토의 작업실’의 멘토로 활약했다.

이처럼 일부 스타들의 활발한 활동이 용인되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예정됐거나 현재 진행 중인 한·중 합작 프로그램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중국 방송계는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기 때문에, 현지 인기도 아무런 방패가 돼주지 못한다”며 “현재 문제없이 진행 중이라고 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부분이고 괜히 기사에 났다가 (제재의) 대상이 될까봐 관계자들도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김유진·현지민 기자 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