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3차원 약물검색 장비,  프랑스 사노피에 수출
국내 과학자들과 벤처회사가 함께 개발한 3차원 세포 약물분석 장비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수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세포 약물검색 장비를 세계 5위 제약사 사노피에 판매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장비는 세포를 평면 위에 올려놓는 기존 방식과 달리 사람 몸과 비슷한 입체 상태에서 독성이나 약물 효과를 보도록 개발됐다. 분석에 사용되는 세포칩에는 작은 기둥 500개가 파여 있는데 이 기둥에는 실리콘과 비슷한 물질이 들어있다. 공처럼 세포를 이 작은 기둥에 던져 붙이는 방식으로 세포 입체 상태를 유지한다.

제약사와 대학들은 약효 검증과 독성 분석을 위해 주로 평면에서 세포를 배양했다. 하지만 약효가 검증된 뒤에도 정작 사람에게는 듣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사람 몸처럼 세포가 입체적으로 붙어있는 환경에서 테스트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캔서리서치에 3차원 환경에서 세포를 배양해 신약후보 약물에 대한 독성과 효능을 시험하는 것이 훨씬 정확도가 높고, 시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단은 국내 벤처회사 메디칼앤바이오디바이스(MBD)와 함께 장비를 상용화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세계 2위 제약사 화이자와 9위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시제품을 공급했다. 연구단의 전상렬 팀장은 “두 회사가 부작용 때문에 시장에서 철수한 약물을 활용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정확히 독성을 알아냈다”며 “신뢰성을 확보한 결과 지난달 사노피와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가격은 장비에 따라 대당 1억~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회사 BCC리서치에 따르면 3차원 세포 배양 장비 시장은 2016년 60억달러에서 2019년 8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 측은 장비부문에서만 앞으로 10년간 매년 100대씩, 최소 1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