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이원근, 현실 청년을 대변하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tvN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굿와이프’ 속 이원근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이원근(이준호 역)과 전도연(김혜경 역)의 로펌 잔존 여부가 결정됐고, 이 과정에서 이원근이 범한 치명적 실수가 담겼다.

서명희(김서형) 대표에게 호출 받은 이준호(이원근)와 김혜경(전도연). 두 사람은 서명희로부터 정규직 경쟁에 대한 결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이준호로 가세가 기울어진듯한 서명희의 말에 기분 좋게 클럽을 찾았고, 이는 실수로 이어졌다. 술을 마시던 찰나 클럽에서 만난 여성으로 인해 마약을 투약당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에 취한 이준호가 비몽사몽하던 찰나 로펌에서 긴급 소환 연락이 왔고 모든 것이 들통 날 위기에 처했다. 이준호의 의도치 않은 이 실수는, 확실시된 승리를 패배의 위기에 몰아넣은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기지를 발휘한 김혜경의 도움으로 인해 마약사건은 들통 나지 않았으나, 끝내 이준호는 MJ 로펌의 변호사 자리를 얻어내지 못 했다. 약에 취한 이준호가 주춤한 사이 마지막 사건에서 활약한 김혜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준호는 약에 취한 무의식 상태일 때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회사에 머물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일과 성공, 그리고 로펌에서의 생존에 대한 집념으로 가득해 보인다. 또 언제나 얄밉게만 보였던 그는 “김혜경 변호사가 좋은 사람인지 안다. 다만 자신이 경쟁에 익숙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경쟁에 쫓겨 김혜경을 견제해야 했던 이준호의 선한 내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원근은 경쟁 사회 청년의 현실을 대변하는 이준호의 모습으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가 연기한 청년 이준호는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재력 있는 부모를 둔 것으로 위장하고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든 명품 양복으로 겉치레를 했지만, 사실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며 옥탑방에 사는 신세였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고 이를 과시하며 얄밉게 행동한 모습이 오히려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라는 평이다.

선한 얼굴에 얄미운 말투, 경쟁자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깐죽대는 행동과 패배에 대한 초조함을 한데 녹여내며 캐릭터의 완급조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이원근은 현실 어딘가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이준호’ 캐릭터를 제 옷처럼 표현해 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