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직원들이 미국 시애틀 본사에 있는 ‘더 개러지’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MS 제공
MS 직원들이 미국 시애틀 본사에 있는 ‘더 개러지’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MS 제공
지난달 28일 방문한 미국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의 ‘더 개러지(The Garage)’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험해보는 젊은 직원들로 가득했다. 온갖 실험용 장비와 제조기기들이 갖춰져 있어 즉석에서 상상한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소형 3차원(3D) 프린터에서부터 톡톡 튀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16초 만에 뽑아낼 수 있는 티셔츠 프린터 아나젯(Anajet) 등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2009년 직원들이 쓸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처음 문을 연 개러지는 MS 임직원이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고 실험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평가까지 받는 ‘혁신공간’으로 발전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주 업무가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의 관심사에 따라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함께 일할 팀원을 공개 모집할 수도 있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엔 개러지에서 구글, 애플 등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빠르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나델라 CEO는 취임 당시 세계 MS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 산업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직 혁신을 중시할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러지에서는 지금까지 허브 키보드(연락처 검색, 문서 공유, 번역이 가능한 스마트폰 키보드 앱), 토스업(모임 일정, 장소 공유 앱), 센드(이메일 계정으로 채팅하는 메신저) 등 윈도10은 물론 안드로이드, i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나 서비스가 개발됐다. MS에서 15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에드 에세이 매니저는 “개러지에서 여러 명이 모여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팀원들로부터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이곳은 혁신을 위한 태도와 열정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MS가 사내에 이런 개러지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은 작은 규모라도 빠르게 사업을 시작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문화를 지켜 가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선 사무실을 따로 차릴 수 없는 대학생이나 개인 개발자가 집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사례가 많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와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사장 모두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시애틀=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