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 / 사진=SBS ‘신의 직장’ 캡처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 / 사진=SBS ‘신의 직장’ 캡처
‘신의 직장’이 웃음·감동·신선함을 다 갖추고 나타나 예능계를 긴장시켰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새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에서는 배우 신현준과 김광규가 나란히 의뢰인으로 나서 각자의 물건 판매를 문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의 직장’에는 동명의 회사와 각 직급으로 나뉜 출연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사연이 담긴 의뢰인의 물건을 받아 추가 상품을 직접 제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홈쇼핑 완판에 도전한다. 이때 발생하는 홈쇼핑 수익 전액은 좋은 일에 쓰인다.

◆ 제2의 ‘무한도전’ 탄생을 노린다

이날 방송은 ‘만년 과장’ 이수근의 하드캐리가 돋보였다. 그는 다정한듯 하다가도 곧 억지 논리를 펼치며 현실 속 악덕 과장을 연기해 폭소를 자아냈다. 마치 ‘무한상사’의 유재석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듯 보였다. 자숙을 끝내고 ‘아는 형님’에서 제대로 몸풀기를 한 그는 언제 쉬었냐는 듯 재치있는 입담과 순발력을 뽐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의 색깔 역시 각양각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종민과 육중완은 대리로, 존박은 어리바리한 신입사원,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지민은 인턴으로 등장해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냄과 동시에 웃음을 안겼다. 특히 이들은 물건 완판을 위해 손수 100개의 클로버를 찾고, 냉장고 바지를 100개 생산하는 등 ‘무한도전’보다도 혹독한 일을 자처했다. 열정과 패기넘치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 예능과 홍쇼핑 조화, 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신의 직장’도 홈쇼핑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고, 실제 홈쇼핑 생방송을 도와준 L사 역시 물건이 채 소개되기도 전 품절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는 등 엄청난 예능 파급력을 경험했다.

두 조화는 완벽했다. 신선함과 웃음을 안긴 것도 모자라 생방송 당시 화면을 그대로 옮겨 긴장감까지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날 처음 홈쇼핑 생방송을 경험한 멤버들의 어색한 말투와 행동 역시 흠이 아닌 재미 요소로 작용하며 역대급 재미를 선사했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클로버와 냉장고바지를 판매하기 위해 홈쇼핑 도중 개그를 선보이고 말도 안되는 호객행위를 펼치는 등 폭소를 자아냈다.

◆ 스타들의 숨은 재능, 비로소 빛났다

신현준의 제자들과 뮤지가 함께한 영상 ‘히어로’와 김광규가 지난해 발표한 노래 ‘열려라 참깨’가 ‘신의 직장’을 통해 빛을 발했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뻔한 두 아이템이 두 사람의 뜻깊은 진심과 함께 공개돼 주목받게 됐다. 어쩌면 이것 만으로도 ‘신의 직장’은 충분한 의미를 가지는듯 했다.

신현준은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는 근황을 밝혔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쉽사리 데뷔하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을 위한 길이 무엇이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감동도 잠시, 그는 ‘히어로’ 영상을 자랑스럽게 보여줬으나, 영상이 계속될수록 “부끄럽다”고 외치더니 곧 시사 중단을 요청해 웃음을 안겼다.

또 김광규에게는 트로트라는 특기가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게 가수였다”고 고백해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14년 ‘열려라 참깨’를 통해 꿈을 이뤘지만 반응이 너무 안 좋더라. 여기에 투자한 매니저가 생활이 힘들어졌다. 더이상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홍보용 CD를 홈쇼핑에 내놓겠다”고 덧붙이며 웃기면서도 슬픈 사연을 공개했다.

‘신의 직장’ 멤버들은 두 아이템을 완판시키기 위해 각각 클로버와 냉장고바지로 패키지를 만들었고,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완판 신화를 이뤄냈다. 실시간을 방불케하는 긴박한 느낌의 홈쇼핑 방송과 ‘신의 직장’ 멤버들의 공연이 정신없이 몰아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신의 직장’은 예능 속 홈쇼핑이라는 신선한 포맷과 멤버 각자의 개성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재미를 주며 성공적인 파일럿 방송을 마쳤다. 앞서 방송된 파일럿 예능 ‘인생게임-상속자’·’다시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셀프디스코믹클럽-디스코’ 중에서는 ‘미운우리새끼’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신의 직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운우리새끼’를 위협할 만한 성적을 거뒀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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