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배우로 보낸 수애. 언제나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수애의 필모그래피는 ‘기분 좋은’ 배신의 연속이었다. 가슴 절절한 멜로부터 희대의 악녀, 액션의 여왕까지 수애는 매번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다.

2009년 약 84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가대표’의 속편, ‘국가대표2’에서도 수애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북한 대표팀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리지원으로 분한 것. 아이스하키 경기의 박진감과 수애가 흘리는 뜨거운 땀방울이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십여 년 만에 북한에 두고 온 동생을 빙판 위에서 만난 감동 드라마가 관객들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적신다.

언제, 어떤 역할로든 대중의 마음속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 ‘국가대표’ 여배우, 수애를 만났다.

10. 모처럼 밝은 영화를 찍은 것 같다.
수애: 2009년에 ‘국가대표’를 어머니랑 같이 봤었는데, 그때 굉장히 재밌게 보셨다. 그런 것도 영화를 고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유쾌하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0. 흥행에 성공했던 ‘국가대표’의 속편이라는 점은 부담이 되지 않았나?
수애: 실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목이 ‘아이스 호케이’였다. 그런데 촬영 중에 제목이 ‘국가대표2’로 변경되면서 부담이 좀 됐었다. 전작 ‘국가대표’가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 생각났던 게 부모님이다. 우리 부모님처럼 ‘국가대표’를 정말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많으니까 ‘국가대표2’라는 이름으로 우리 영화가 나온다면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고 시작하는 것 아닐까. 지금도 걱정 반 기대 반이기도 한데, 결과적으로는 좋을 거라 믿고 있다.

10. 여배우들이 무려 6명이나 모인 영화다. 보통 여자들이 많이 모이면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있을 거란 생각을 다들 하는데, 현장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하다.
수애: 팀워크가 좋았다. 여섯 명이 모인다고 했을 때 나 역시 기대도 했지만, 걱정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내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라 그 점도 걱정이 됐고. 그런데 첫 촬영이 갯벌에서 구르는 거였다. 처음부터 예쁜 거 내려놓고 촬영해서 그런지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다. 요즘 여배우 수애로서, 오연서로서 홍보하는 게 더 낯설다.(웃음)

배우 수애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수애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첫 촬영부터 그랬으니 더 기억에 많이 남겠다.
수애: 촬영 전에 모여서 연습은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간 다음 같이 땀 흘리는 건 또 달랐다. 체면치레할 여유도 없이 다들 얼굴에 땀과 진흙을 묻고, 엄청 망가져 있었다.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다들 내려놓고 시작하라는 감독님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힘들 거란 걸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 꿈에도 몰랐거든. 덕분에 배우들과 첫 촬영부터 돈독해진 건 있다.

10. 같이 땀 흘리고 고생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한 팀이 되지 않나.
수애: 우리가 감히 ‘국가대표’가 됐기 때문에 우리 모습에서 여배우가 1초라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누구 하나 예뻐 보이면 안 된다고 마음먹고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 만약 여섯 명이 국가대표가 아니라 동네친구로 나왔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비비크림을 바르고 나와도 땀으로 다 지워질 정도로 운동선수로서 열심히 촬영에 임했기 때문에, 6명 중 누구도 꼼수를 부릴 수 없었다.(웃음)

10. 아이스하키의 격렬함을 보여주는 기술인 바디 체크가 극 중 경기 장면에서 쉴 새 없이 벌어진다. 체력적 소모가 굉장히 컸을 텐데 힘들지 않았나?
수애: 바디체크는 인물의 감정과 심리 묘사가 잘 돼서 배우들이 직접 소화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진짜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촬영할 때마다 늘 한계에 부딪혔는데,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것보다 그 순간 날 격려해줬던 배우들의 응원이 더 기억에 남는다. 만약 혼자 이 영화를 이끌어가야 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다.

10. 하재숙은 인대 수술을 했고, 김예원은 어깨 탈골을 경험했다. 부상을 경험한 배우들이 많았는데, 본인은 혹시 다치지 않았나?
수애: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타박상은 기본이었다. 나는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발톱이 빠지는 경험을 했다. 공항에서 달리는 신을 찍고, 집에 갔는데 발톱이 좀 아팠다. 그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다음에 재촬영을 하는데, 발이 아파서 뛰기 힘들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 나중에 보니까 발톱이 빠진 거였다.

배우 수애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수애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나?
수애: 전지훈련에 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감독님이 떠나기 전에 이미지 사진을 보여줬는데, 정말 예쁜 거다. 기대를 진짜 많이 하고 떠났다. 그런데 지옥훈련이 따로 없었다.(웃음) 영화에서 전지훈련을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뭉클했다. 고생도 많이 했고, 추억도 많았다. 그래서 그 신이 드라마의 내용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생각이 많이 난다.

10. 학창시절에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떠난 것 같은 느낌인 건가?
수애: 실은 현장에서 그렇게 여유가 있진 않았다. 낮에 체력소모가 커서 밤에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체력이 되는 사람만 따로 모였다. 달수 선배·나·오연서·하재숙·김예원 이렇게 모였다. 지희는 당시 열심히 공부할 때라 없었고, 슬기는 드라마와 병행하고 있어서 아쉽게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다.

10. 함께 출연한 배우들은 극 중 캐릭터와 얼마나 비슷한가?
수애: 우선 오연서는 채경과 다르다. 털털하고 귀엽다. 하재숙도 소심하지 않다. 김예원은 극 중에서 재밌고 유쾌하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진지한 배우다. 슬기가 좀 반전이었다. 처음 대본 리딩할 때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감정에 충실하고 똑 부러진다. 평소에는 마음도 여리고 수줍음이 많은데, 카메라만 돌면 변한다. 굉장히 반전이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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