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기대감↑…은행권 긴장

올해 금융회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고 경쟁을 펼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에서 증권사 상품이 압승을 거뒀다.

28일 처음 공개된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 상위 30위 명단에 은행 MP 2개를 빼고 모두 증권사 상품들이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은행권에 쏠린 ISA 고객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자금이동)'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15개 증권사의 116개, 4개 은행의 34개 등 150개 ISA MP의 3개월 간(4월11일∼7월11일)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가 출시한 상품들이 상위 10위권에 모두 포함됐다.

상위 30위로 범위를 넓혀도 은행권에선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두 개 상품만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 상위 30위권 MP 상품 중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MP가 수익률 1∼4위를 싹쓸이했다.

상품별 수익률을 보면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B' 3.58%, '메리츠ISA성장지향형B' 3.18%,'메리츠ISA성장지향형A' 3.05%,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A' 2.91% 등 순이다.

모두 초고위험∼고위험 상품으로, 4개월간 누적 수익률은 4∼5%로 더 높다.

다음으로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신흥국·대안투자형)가 2.81%의 수익률로 5위에 올랐다.

이 상품의 4개월간 누적 수익률은 5.04%로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반면 은행이 출시한 ISA 상품들의 성과는 저조했다.

전체 증권사의 MP 평균 수익률은 0.91%로 은행(0.37%)보다 2.5배 높았다.

150개 MP 중에서 3개월간 2%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MP는 14개에 그쳤으며 이 중 은행의 MP는 2.05%의 수익률을 올린 'IBK기업은행 고위험 스마트 모델포트폴리오' 한 개뿐이다.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MP 상품은 대신증권의 '대신ISA국내형고위험랩'으로 ―1.49%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의 '신한은행일임형ISA MP(고위험 A)' ―1.46%, 대신증권의 '대신 ISA 국내형 초고위험랩' ―1.38%, 우리은행의 '우리 일임형 국내우량주 ISA (공격형)' ―1.38% 등 상품도 모두 마이너스(―) 1%대의 저조한 성과를 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ISA MP 수익률을 보면 투자 경험이 많은 증권사의 ISA 성과가 은행보다 현저히 높았다"며 "이번 성과 공개가 은행 ISA에 쏠린 고객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달 18일부터 ISA 가입자가 신탁형, 일임형 등 다른 유형으로 이전하거나 금융사를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허용돼 증권사로 '머니무브(자금이동)'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ISA 계좌 수는 15일 기준 은행이 214만3천개(90.0%)로 증권사 23만7천개(10.0%)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ISA 수익률이 다소 저조한 상황이지만 3개월간 성과만 보고 상품을 갈아타는 것은 성급하다"며 "ISA는 5년짜리 상품으로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별 ISA 상품별 수익률과 포트폴리오는 'ISA 다모아(isa.kofia.or.kr) 비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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