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서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 'YH25448'을 중국 제약사 뤄신사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뤄신사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의 YH25448의 개발, 허가, 생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유한양행은 뤄신사로부터 계약금 600만달러(한화 약 68억원)와 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를 받아 총 규모는 약 1억2천만달러(1천350억원)에 달한다.

향후 신약이 성공하고 중국 내 매출이 이뤄지면 이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얄티)는 별도로 책정된다.

YH25448은 유한양행에서 전임상 단계 연구개발 중인 3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다.

비소세포폐암의 발병 및 주요 내성 원인인 '이중돌연변이 EGFR 키나제' 단백질 표적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기존 표적항암제인 '이레사'(아스트라제네카), '타세바'(로슈)와 같은 EGFR억제 약물에 저항성을 갖는 변이성 비소세포폐암에 우수한 약효를 나타낸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전체 폐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오는 2022년에 약 69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관련 치료제의 중국 시장규모는 2019년 약 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번 기술수출은 유한양행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open-innovation)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오픈이노베이션이란 다른 기업이나 기술력을 지닌 소규모 창업기업(스타트업), 학계 등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공유해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 혁신 방식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해당 물질을 도입해 1년간의 전임상을 진행해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스코텍의 선도 물질을 기술 이전받은 뒤 글로벌 수준으로 가치를 끌어올려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며 "유한양행이 추진해 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중요한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 유한양행은 초기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도입하거나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협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09년 10월 엔솔테크(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을 사들인 후 전임상을 거쳐 현재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르면 올해 완료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제넥신과 단백질의약품의 약효 적용 시간을 늘려주는 기술을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5종에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올해 3월에는 미국 바이오회사인 소렌토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서는 유한양행과 뤄신사가 함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동시 허가를 목표로 다국가 임상시험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기술수출은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에 힘입어 10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6천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의 8조원 규모 초대형 기술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과 달리 올해는 크리스탈지노믹스, 안트로젠, 제넥신 등 바이오 기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추세다.

상반기 기준 크리스탈지노믹스, 안트로젠, 제넥신,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종근당 등 6개사가 총 7건의 해외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