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2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등 주요 상위 제약사들은 27일 일제히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국내외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최소 20%에서 많게는 40% 이상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별도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줄었다.

반면 매출액은 22.7% 증가한 3천305억원, 당기순이익은 12.2% 늘어난 192억원이었다.

녹십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천35억원으로 13.1%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69억원으로 42.7% 줄었다.

동아에스티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47.4% 감소한 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1천527억원으로 9.6% 증가했으나 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동아에스티의 당기순손실은 위염 치료제 '스티렌'의 급여 취소 소송 조정 합의안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하기로 한 119억원이 이번 분기에 반영되면서 발생했다.

세 기업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요인으로 R&D 투자 강화를 꼽았다.

실제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올해 2분기 R&D 투자 비용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4%와 19.2% 늘었다.

동아에스티 역시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R&D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R&D를 강화한 상위 제약사들의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R&D 비용이 늘어난 점이 영업이익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당분간 R&D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이 정상화되는 시기를 단언할 수는 없으나, 신제품을 중심으로 한 매출 증가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상위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아직 2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영업이익 93억원, 매출액 2천36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7% 늘어나고 매출액은 3.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