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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진의 육아사생활] 아이와 함께 여름 보내는 13가지 방법

입력 2016-07-27 09:47:00 수정 2016-07-27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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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매년 찾아오는 무더위라지만 매년 이맘때면 숨 막히는 더위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아침에 씻고 나와서 얼굴에 수분크림이라도 바를라치면 벌써 콧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에어컨을 키면 춥고 끄면 더운 무한궤도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집 밖을 나서려고 문을 열면 확 느껴지는 습한 기운에 외출조차 꺼려진다.

아이에게 밥을 잘 먹고 나면 포상으로 과일주스를 얼린 아이스바를 하나씩 쥐여 주는데 배탈 날까 봐 꼭 한 개씩만 먹어야 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정작 남편과 나는 뿅갹이를 재워놓고 6개씩 꺼내 먹는다. 뿅갹이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배신감을 느낄까 조마조마하면서도 과즙 얼음을 아삭아삭 깨물어 먹는 입을 멈출 수가 없다. 먹고 나면 증거를 인멸하느라 아이스바를 감싸고 있던 비닐을 쓰레기통 깊숙이 밀어 넣는다.

뱃속의 둘째가 7개월에 접어들자 팔다리가 붓고 몸이 더욱 무거워져 올여름이 유독 버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기 전이 그래도 태평성대라 믿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부지런히 놀고 있다. 그 와중에 시작된 뿅갹이의 어린이집 여름방학. 나에게 주어진 열흘을 무사히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머릿속이 분주하다.

우리 가족이 여름을 보내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더위가 심하거나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동네에 있는 레고 방으로 향한다. 주로 뿅갹이는 입으로 맞추고 남편이나 내가 부지런히 손을 놀려 완성하고는 한다. 어서 완성하라는 뿅갹이의 독촉에 초를 다투며 레고를 조립하다보면 레고가 완성된다. 한참을 레고방에서 놀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샤워하고 잠이 들면 하루가 간다. 신체활동이 좀 부족하다 싶은 날에 해가 진 후 공터에 나가 킥보드를 신나게 타기도 한다.

지독한 무더위가 찾아오기 직전 남편과 뿅갹이는 단둘이 놀이동산을 찾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 둘은 사파리를 하면서 사자와 호랑이, 곰에게 먹이를 주고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낮잠도 건너뛴 뿅갹이는 야간에 펼쳐지는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까지 모두 즐기고 밤 열두 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

주말이면 지난달부터 가꾸기 시작한 텃밭에도 가곤 한다. 한낮의 자외선이 강한 시간을 피해 텃밭에 들려 물도 주고 제법 자라난 고추와 방울토마토, 피망을 수확해와서 저녁상에 올리곤 한다. 장화를 신고 물을 주는 뿅갹이의 모습이 제법 많이 해본 티가 난다. 텃밭에 갈 때마다 여름비를 맞고 엄청나게 세를 확장한 고구마 잎과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단호박 넝쿨에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 전에는 마트에서 편리하게 사 먹던 음식들이 직접 재배해보니 무엇하다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없다.

뿅갹이는 자리 머리통만한 단호박을 어서 따먹고 싶다고 성화다. 단단하게 익어가기를 기다리면서 아이에게 기다림의 기쁨도 가르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텃밭에 들릴 때면 근처 밭에서 수확한 감자와 옥수수도 얻어와 쪄먹으며 제철 음식의 맛도 즐길 수 있어서 텃밭 가꾸기의 즐거움에 한동안 푹 빠져 있을 것 같다.

여름 놀이의 백미는 물놀이가 아닐까 싶다. 바닷가도 좋고 워터파크도 좋고 가까운 공원의 바닥분수라도 좋다. 아이들은 물만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매우 신나게 논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물총을 준비한다. 물총이 없을 때면 분무기도 아이에게는 훌륭한 놀잇감이 된다. 아기 때에는 물에서 조금만 놀아도 입술이 파래지고 다음 날 열이 나곤 했었는데 이제 제법 튼튼해졌는지 물에서 서너 시간을 연속으로 놀아도 끄떡없다.

처음에는 물에 들어가서도 엄마를 꼭 안고 놓지 않던 뿅갹이가 물에서 자주 노니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는 암링자켓(구명조끼의 일종)을 입혀 놓으면 혼자 떠서 이리저리 헤엄치고 파도도 타며 자유롭게 즐긴다. 건강하게 그을린 뿅갹이의 콧등과 팔다리가 사랑스럽다.

선선한 봄가을에는 주로 공원이나 한강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지만 무더위에는 역시 실내 놀이가 최고다. 더위가 절정인 이번 방학기간에는 실내 수족관이나 대형 키즈카페를 찾기로 했다. 다양한 체험을 할수록 뿅갹이의 관심 영역도 다양해지고 너무 덥지 않은 곳에서 신체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소셜커머스를 찾아보면 지역마다 아이들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상품들이 다양하게 나온다. 밀가루나 모래를 마음껏 만질 수 있는 체험상품부터 물놀이장, 키즈까페, 각종 공연, 전시에 이르기까지 선택지가 매우 다양하다.

지난 토요일에는 뿅갹이와 함께 ‘터닝메카드’ 뮤지컬을 보았다. 연신 흥분된 표정으로 공연을 관람한 뿅갹이는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지 며칠째 ‘셋업 메카드!’, ‘메카니멀 고!’를 외쳐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종종 개봉하는데 48개월 미만은 무료인지라 아직 40개월인 뿅갹이와 함께 저렴한 가격에 함께 즐길 수 있다. 방학 때 ‘도리를 찾아서’를 보기 위해서 며칠 전에 집에서 함께 ‘니모를 찾아서’를 보며 예습을 마쳤다.

TV용 애니메이션보다 빠른 전개에 “ 엄마, 니모가 왜 배를 만진 거야?”, “ 니모를 잡아간 잠수부는 나쁜 사람들이야?”, “엄마, 치과에 가면 입에 다가 드릴로 막 치료하지?” 라며 영화 전반에 관한 질문들을 며칠째 퍼부어대고 있다.

최근에는 자녀가 있는 가족끼리 근교 리조트로 MT를 떠났었다. 워낙 친구를 좋아하는 뿅갹이는 함께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워했다. 주변이 숲과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서 제법 선선하고 조경도 예뻐서 아이들과 산책을 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부모들은 몰래 빠져나와 거실에서 모여 치맥을 즐기며 즐거운 수다시간도 가졌다. 다음 날엔 리조트에 있는 수영장에 함께 가서 물총 놀이도 하고 수영도 했다.

언제 가도 좋은 것이 가족 여행이지만 여름처럼 떠나기 좋은 계절도 없다. 우리 가족은 여름 초성수기를 피해 성수기 시작 전과 끝난 직후에 두어 번, 가족여행을 계획해서 다녀온다. 해외도 좋고 국내도 좋다. 여행 중에는 즐거운 기분에 무더위도 덜 힘들게 느껴지고 며칠간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면 무더위가 한층 가라앉아 있고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다.

숨이 턱 막혀오는 무더위에 무기력해지기 일쑤인 여름이지만 아이들은 쉬게 해주지 않는다. 주변에 잘 찾아보면 시원하게 여름을 즐길 방법이 많으니 제철 과일을 잘 챙겨 먹으며 체력관리를 잘해 매년 찾아오는 여름을 신나게 즐기자.

심효진 육아칼럼니스트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전)넥슨모바일 마케팅팀 근무
(전)EMSM 카피라이터
(현)M1 정진학원 교육컨설턴트
입력 2016-07-27 09:47:00 수정 2016-07-27 09:47:00

#5살 이상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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