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훈 파라노이드조이 대표(맨 앞)가 인도에서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요다’를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강지훈 파라노이드조이 대표(맨 앞)가 인도에서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요다’를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 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디아’ 출범식에서 “21세기는 인도의 것”이라며 “인도가 지난 10년간 중국이 기록한 성장세를 앞으로 10년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사 ‘파라노이드조이’는 인도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사업팀장과 웹젠이미르게임즈 대표를 거친 강지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강 대표는 모바일게임의 빠른 성장세를 보고 2013년 7월 파라노이드조이를 창업했다. 이듬해 첫 작품으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데미갓워’를 출시했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이때 ‘선점 효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대표는 “모바일게임 태동기인 2010년께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의 벽이 높았다”며 “모바일게임 시장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인 ‘퍼스트 무버’가 돼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국가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 눈여겨본 지역은 중동이었다. 웹젠이미르 시절 글로벌 동시접속자 20만명 이상을 기록한 온라인게임 ‘메틴2’를 운영해 해외 사업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중동에 들러 시장조사를 해 보니 한국 게임사를 비롯해 경쟁 업체가 이미 많았다.

강 대표는 경유지로 들른 인도에서 가능성을 봤다. 인구 13억명의 인도는 스마트폰 7억대 보급, 2018년 LTE(4세대 이동통신) 이용자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하드웨어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온라인 콘텐츠는 아직 부족했다. 게임은 포커 등 간단한 웹보드 게임이 대부분이고 게임 서비스업체도 한두 곳밖에 없었다. 그는 “인도 시장을 보니 10년 전 중국 느낌이 들었다”며 “여기서 1등을 차지한다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파라노이드조이의 목표는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게임 배급사가 되는 것이다. 인도 신화를 배경으로 한 RPG ‘요다’를 자체 개발해 지난 4월 현지에서 출시했다. 인도에서는 아직 생소한 장르지만 다운로드 인원이 10만명을 넘었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 탐방차 한 달에 한 번꼴로 인도를 찾는다는 강 대표는 “한국에서 일반화한 뽑기 아이템(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모델이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현지인 취향에 맞는 즐길거리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