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무한 팽창'의 비밀] 일본 편의점, 조제약 팔고 노인 건강상담까지…노래방·서점 결합도
편의점이 가장 발달한 국가는 일본이다. 국내 편의점도 일본 편의점(사진)의 장점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발전해왔다. 한국 편의점의 미래 모습이 일본 사례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편의점들은 고령화 사회의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 편의점 로손은 지난해 건강관리업체 ‘위즈넷’과 함께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 있는 편의점 안에 노인 상담 창구를 열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구청이나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간단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점포다. 상품도 성인용 기저귀, 노인들이 선호하는 간식류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내년까지 로손은 이런 매장을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의약품 취급 편의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상비의약품만 파는 한국과 달리 낮시간에는 약사가 상주해 조제약까지 판매한다.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이동판매도 하고 있다. 판매원이 홀몸노인 등의 집을 방문해 도시락, 빵, 달걀, 채소, 고기 등 식자재와 생필품 150여종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한국에서도 편의점의 공공 인프라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5개 회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에 있는 700여개 점포를 ‘여성안전지킴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112와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을 설치한 점포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약을 맺고 긴급 구호체계인 ‘BGF브릿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다양한 여가생활 공간과 결합한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2014년부터 노래방과 결합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1층 편의점에서 음식을 산 뒤 노래방에 가지고 들어가 먹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CU가 지난 5월 홍대 근처에 있는 ‘수노래방’ 1층에 편의점을 열며 이 모델을 받아들였다. CU 관계자는 “CU럭셔리수노래연습장점에는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해 인근의 다른 점포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