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가 싱크로율 101%의 캐릭터를 만나 극을 완성도 있게 이끌었을 때, 우리는 그에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말한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이종석)·SBS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KBS2 ‘추노’의 대길(장혁)·MBC ‘왔다! 장보리’ 연민정(이유리)·tvN ‘로맨스가 필요해2’의 주열매(정유미), MBC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한예슬) 등처럼 말이다.

배우들이 인생 캐릭터를 만나면, 시청자들은 극에 몰입을 하고 재미를 얻는다. 뿐만 아니라 극이 끝나도 캐릭터가 준 여운은 소소한 추억이 된다. 최근 1년 동안의 극에서 ‘新 인생 캐릭터’를 찾은 이유다. [편집자주]
◆ ‘또 오해영서현진

tvN ‘또 오해영’ 서현진 / 사진=tvN ‘또 오해영’
tvN ‘또 오해영’ 서현진 / 사진=tvN ‘또 오해영’
서현진이 ‘물올랐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tvN ‘또 오해영’의 ‘보통 오해영’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서현진은 결혼 전날 파혼 당하는 것은 물론, 하는 일마다 2% 부족한 보통의 여자 오해영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물론, 예쁜 해영(전혜빈)과 비교되는 보통 해영인데도 불구하고 예쁜 외모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쌍꺼풀이 짙은 눈을 가진 일반 미인보다 더 매력적인 외모는 그의 현실 연기를 더욱 빛나게 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내숭을 부리기보다는 솔직하게 직진하는 모습은 남성 시청자뿐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 ‘돌아와요 아저씨오연서

SBS ‘돌아와요 아저씨’ 오연서 / 사진=SBS ‘돌아와요 아저씨’
SBS ‘돌아와요 아저씨’ 오연서 / 사진=SBS ‘돌아와요 아저씨’
오연서는 SBS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남자의 영혼이 담긴 여자 한홍난을 연기했다. 극중 몸만 여자인 홍난은 자신 안에 자리 잡은 한기탁(김수로)의 영혼 때문에 상남자 스타일을 고수하며 과하게 쿨 한 모습을 선보였다. 구수한 사투리를 이질감 없이 구사했고, 예쁜 옷을 입고 남자처럼 걸었다. 심지어 뻔뻔하게 알몸으로 이해준(정지훈) 앞에 나타나 모두를 경악케 했다. 오연서는 새침한 도시 여자를 연상케하는 도도한 외모를 내려놓고 여가 없이 망가졌다. 그야말로 ‘오연서의 재발견’이었다.

◆ ‘용팔이김태희

SBS ‘용팔이’ 김태희 / 사진=SBS ‘용팔이’
SBS ‘용팔이’ 김태희 / 사진=SBS ‘용팔이’
현대판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탄생을 알렸다. SBS ‘용팔이’의 한여진이 그 주인공. 강제적 신경 안정제를 투여받아 긴 잠에 빠진 한여진은 김태희가 연기했다. 극 초반 그는 고급스럽지만 어딘지 으쓱한 분위기의 병실에 누워있는 것이 전부였지만, 온갖 예쁘다는 찬사를 끌어내며 ‘미의 여신’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게다가 눈을 떴을 때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씻어냈다. 김태희는 ‘용팔이’로 지난 2015년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프로듀사아이유

KBS2 ‘프로듀사’ 아이유 / 사진=KBS2 ‘프로듀사’
KBS2 ‘프로듀사’ 아이유 / 사진=KBS2 ‘프로듀사’
아이유는 가수 출신 연기자들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내왔다. KBS2 ‘프로듀사’의 도도한 톱스타 신디는 그런 아이유에게 최고의 전성기를 부여했다. ‘신디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열연한 것. 아이유는 극중 차가운 외모와 달리 상처 난 마음을 가진 신디의 애틋한 눈빛을 연기하며 실제 상황이라는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특히 극중 어리바리한 예능국 신입 PD 백승찬(김수현)에게 마음을 줬지만, 결국 짝사랑에 그쳐야 하는 억제된 감정까지도 소화하며 진정한 ‘배우’의 입지를 다졌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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