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등의 부실은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 관행이 부른 폐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줄을 댄 뒤 자리를 꿰차면서 위기관리가 안 됐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은 2000년부터 16년간 산업은행 관리를 받는 사실상의 공기업이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정부와 정치권, 국책은행 등이 대우조선으로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들은 업황 침체 등 위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방만 경영을 방치하고 매년 성과급 잔치만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분식회계 사실까지 밝혀진 대우조선은 다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4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받았지만, 글로벌 조선 불황의 골이 워낙 깊어 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별다른 역할도 없이 억대 연봉과 고급 차량 등을 지원받은 낙하산 자문역 및 고문이 60명에 달했다.

채권단 공동관리(조건부 자율협약) 중인 한진해운의 부실도 전문성이 없는 경영진이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한진해운을 위기로 몰고 있는 용선료 문제는 은행원 출신 전임 사장의 잘못된 결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해운업계에서 나온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