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걸스피릿’ 첫 방송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걸스피릿’ 첫 방송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12명의 걸그룹 메인보컬들이 ‘걸스피릿’을 통해 센터로 거듭났다.

지난 19일 첫 방송을 마친 JTBC ‘걸스피릿’은 1위를 해본 적 없는 걸그룹 메인보컬 12명이 솔로로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내는 꿈의 보컬리그로, 화려한 군무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는 메인보컬들의 실력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쏟아지는 걸그룹 속 주목받지 못하는 멤버들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자리로도 기대를 모았다.

경연에 참여한 12명의 보컬 ‘열두돌’은 스피카 보형, 피에스타 혜미, 레이디스코드 소정, 베스티 유지, 라붐 소연, 러블리즈 케이, 소나무 민재, CLC 승희, 오마이걸 승희, 에이프릴 진솔, 우주소녀 다원, 플레디스걸즈 성연 등이다.

먼저 이날은 ‘열두돌’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와 더불어 A조와 B조를 나누기 위한 1, 2위 투표가 진행됐다. ‘열두돌’ 멤버들은 데뷔 순서대로 자신이 속한 그룹과 함께 등장했다. 짧게 단체무대를 꾸미고, 혼자 무대에 남아 솔로 무대를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각 보컬들의 솔로 무대는 약 3분 동안 보여졌다. 상큼 발랄한 군무 없이, 오직 목소리로만 채워진 무대에 이들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멤버들은 오롯이 혼자서 무대에 올랐다는 것 자체에 벅찬 감정을 내비쳤다. 외모 위주로 센터가 결정되고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이날 만큼은 ‘열두돌’ 각자가 센터가 돼 무대를 장악했다.

각각의 노래가 끝난 뒤에는 현장에서 무대를 지켜본 보컬 연습생들의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투표는 총 2차로 진행됐다. 무대를 보는 중에 한 번, 12개의 무대가 모두 끝난 뒤에 또 한 번 표를 던질 수 있었다. 이에 한 사람씩 무대를 마칠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었다. 가수 경력과 인지도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직 노래 실력만이 득표의 기준으로 작용했다.

오마이걸 승희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오마이걸 승희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열두돌’은 무대가 끌날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자신의 순위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단 한 번도 1위를 해본 적 없는 멤버들이기 때문에 1위에 대한 열망이 남달랐고, 또 노래가 가장 자신있는 메인보컬들인 만큼 그룹의 자존심이 걸려있기도 했다. 특히 ‘열두돌’ 중 가장 먼저 데뷔한 스피카 보형, 피에스타 혜미 등은 갓 데뷔한 후배들의 실력에 더욱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열두돌’의 무대가 모두 종료된 후 공개된 결과는 놀라웠다. 바로 지난해 데뷔한 96년생 오마이걸 멤버 승희가 1등을 차지한 것. 승희는 이날 샤이니의 ‘드림 걸(Dream Girl)’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앳된 외모와 다른 무게있는 저음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승희는 9년여의 연습기간을 밝히며 끝내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2위는 맏언니인 스피카 보형이 차지했다. 지난 2012년 데뷔한 그는 시원한 가창력과 여유있는 무대 매너로 부활의 ‘론리 나잇(Lonely Night)’을 불러 노련함을 뽐냈다. 후배들의 실력에 잠시 기죽어있던 그는 모든 무대가 끝난 뒤 진행된 2차 투표를 통해 역전에 성공했고 최종 2위를 거머쥐었다.

감격한 두 사람과 더불어 무대 밖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바로 소개 무대에 올랐던 같은 그룹 멤버들이 기쁨을 함께한 것. 이들은 홀로 무대에 오른 ‘열두돌’과 한마음 한 뜻으로 매 투표마다 두 손을 모으는 등 끈끈한 팀웍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A팀과 B팀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A팀과 B팀 / 사진=JTBC ‘걸스피릿’ 캡처
이날 1, 2위를 차지한 승희와 보형은 각각 A팀과 B팀의 리더가 돼 팀원들 뽑기에 나섰다. 그 결과 A팀은 승희를 비롯해 케이, 다원, 성연, 민재, 승희(CLC)가 B팀은 보형을 비롯해 소정, 유지, 혜미, 진솔, 소연으로 구성됐다.

막 출발을 알린 ‘걸스피릿’이 원하던 바를 멋지게 이뤄냈다. 12명의 걸그룹 멤버들이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센터가 된 순간은 그 어느 장면보다 큰 감동을 줬고 멤버들의 벅찬 감정은 보는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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