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와 함께 국내 드링크 음료시장의 양대 축인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매출조작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광동제약의 영업사원들이 비타500을 약국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매출을 조작한 게 드러나 약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전국 광역시도 약사회에 공문을 보내 광동제약의 비타500 매출조작 피해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특별대책팀까지 꾸린 대한약사회는 회원들에게 약국과 거래처 간의 거래장, 광동제약의 거래원장과 전자세금계산서, 약국 입고량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비타500 매출조작 논란은 이달 초 부산 동래구의 한 약국이 올해 상반기 거래장과 거래원장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약국 측이 살펴보니 올해 1∼3월 비타500 납품물량이 실제 입고물량보다 많고 해당 대금을 결제한 적이 없는데도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돼 있었다.

약국 측은 첫 거래를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이런 식으로 발생한 결제 규모가 20여만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약국 약사는 "우리 약국의 피해 금액은 비교적 적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상당히 큰 규모일 수 있다"며 "광동제약은 매출이 늘어도 약국 입장에서는 팔지도 않은 물량이 매출로 잡혀 세금을 더 내는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사원들은 이런 식으로 실적을 보고하고 약국용으로 제조된 비타500을 빼돌려 전통시장 등에 싼값을 받고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로 부산시약사회는 물론 대한약사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광동제약은 이달 13일 김현식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광동제약은 사과문에서 "일부 영업사원들이 영업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정도에서 벗어난 영업을 행해온 사실과 관리차원에서의 부실로 인해 해당 거래처에 물의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철저한 내부조사는 물론 관련자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일부 약국은 불매운동을 검토하는 등 약사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일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인 매출조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임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 배성준 홍보팀장은 "전국에 2만개가 넘는 약국이 있어 매출조작의 규모가 엄청날 수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김재홍 기자 osh9981@yna.co.kr, pitbul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