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유럽연합(EU) 집행위는 19일(현지 시각) 가격담합(카르텔) 혐의로 유럽 내 5개 트럭 생산업체에 역대 최대 규모인 모두 29억 유로(미화 32억 달러·3조6천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는 만(MAN), 다임러, 볼보/르노, 이베코, DAF 등 5개사다. 이들은 지난 1997년부터 2011년까지 14년간 가격 결정은 물론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공모했다고 집행위는 밝혔다.

마그레트 베스타저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것은 매우 심각한 위반이다. 이들 5개 회사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중형 및 대형트럭 10대 가운데 9대를 차지한다"면서 "이번 가격 담합은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지속했고, 광범위한 시장에 우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이번 과징금은 지금까지 EU가 가격담합과 관련해 부과한 것 중에서 가장 큰 액수다. 또 개별 업체들의 과징금 규모도 역대 10위 내에 포함된다. 다임러가 10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을 비롯해 DAF 7억5천300만 유로, 볼보/르노 6억7천만 유로, 이베코 4억9천500만 유로 등이다. 만은 12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이번 공모에 대해 최초로 내부고발함에 따라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이들은 집행위와 과징금 문제에 대해 합의했으며 향후 3개월 내에 이를 납부해야 한다.

스웨덴 업체인 스카니아도 가격담합 개입 혐의를 받았으나 아직 집행위와 과징금 부과에 합의하지 않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집행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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