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함부로 애틋하게’ 스틸컷 / 사진=KBS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스틸컷 / 사진=KBS 제공
이토록 묵직할 줄이야.

KBS2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가 정통 멜로의 묵직함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트렌디한 20대 배우로 손꼽히는 김우빈과 수지가 ‘함부로 애틋한’ 멜로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는 가슴 절절한 남녀주인공의 로맨스와 이경희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대사 여기에 수려한 영상미를 담아낸 박현석 PD의 섬세한 연출이 합쳐지며 감성적인 드라마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물 소개에 집중했던 1회 이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도 있지만 제작진이 단언한대로 점점 흥미를 더하고 있는 상황. 4회 마지막 방송에서 신준영(김우빈)은 노을(수지)에게 “나랑 연애할래요? 딱 3개월만. 겁나 진하게”라고 말하며 ‘심쿵’ 로맨스의 서막을 알리기도 했다.

1회부터 신준영의 시한부 판정으로 새드엔딩을 예고했다. 그는 죽기 전 보고 싶은 한 여자를 찾기로 한다. 신준영이 찾고자 했던 다큐멘터리 PD 노을은 500만원에 양심을 팔아넘기는 속물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노을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로 인한 빚으로 삶은 항상 쪼들렸다. 다큐멘터리 출연을 두고 조우한 두 사람은 과거 인연이 있었지만 서로를 모른 척 했다. 그런 신준영은 노을을 향해 “너 나 몰라!”라고 소리쳤고, 노을은 “알아, 이 개자식아”라고 받아치며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을 짐작케 했다. 이후 드러난 신준영과 노을의 인연은 생각보다 어두웠고, 가슴 아팠다.

‘함부로 애틋하게’ 스틸컷 / 사진=KBS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스틸컷 / 사진=KBS 제공
노을의 아버지와 관련된 죽음을 숨기려했던 최현준(유오성) 판사는 신준영의 아버지였다. 노을은 최현준의 비리를 만천하에 공개하려했고 이를 막으려는 신준영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노을의 수술이 이뤄질 때 신준영은 “을이만 살려주시면 나에게 남아있는 삶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주십시오”라고 애타게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결정하고 나서 신준영의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그는 “왜 하필 지금이냐고 묻고 싶었다”면서 오래 전 노을을 살려주시면 자신에게 허락된 모든 행복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떠올렸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정통멜로의 귀환이었다. 남녀주인공은 진한 감성으로 깊은 울림을 안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여러 작품 등을 통해 주인공들의 쓸쓸하고 공허한 내면을 그려냈던 이경희 작가는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도 그 내공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 측 관계자는 “멜로에서 제일 중요한 남녀주인공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하거나 오버하지 않고 현실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을 통해 신준영이 노을에 대해 가지는 감정을 드러내고 싶었다”면서 “요즘은 밝고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도 많지만 이렇게 가여운 사랑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멜로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이 살아 있는 드라마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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