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 사진=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 사진=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489회 2016년 7월 16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납량특집 ‘귀곡성’ 마지막 편에서 멤버들은 각자가 준비한 귀신의 집에 다른 멤버를 초대하여 사진을 찾기 전에 세 번 이상 비명을 지르게 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박명수와 광희의 귀신의 집에는 유재석과 하하가, 정준하의 집에는 양세형과 광희가, 유재석의 집에는 정준하와 박명수가, 하하가 준비한 집에는 정준하와 유재석이 방문하였고, 미션에 실패한 박명수와 광희가 최종 벌칙을 받았다. 그밖에 유재석과 무적핑크 작가의 ‘무한도전-릴레이툰’ 4회가 공개됐고, 유행어 ‘히트다 히트’에 대한 박명수와 하하의 본격적인 저작권 분쟁이 예고됐다.

리뷰
‘무한도전(이하 무도)’은 유독 겁 많기로 유명한 멤버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여름에 더위를 식히겠다는 목적으로 공포특집을 마련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무도’가 10여 년의 시간 동안 이미 여러 차례 납량특집을 시도해왔음에도 또다시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바로 ‘무도’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이 ‘겁쟁이’ 캐릭터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무도’가 시도해온 공포특집은 대개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큼 공포스러우면서도 기발한 장치를 마련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타공인 겁쟁이들답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도 크게 반응을 보이는 멤버들의 모습이 큰 웃음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큰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진 멤버들이 있고 그들로 인하여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특집이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포특집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반복되는 특집은 자칫 언젠가 본 것인 듯한 느낌을 주어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할 위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도’는 공포특집을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켜 왔는데, 때로는 폐교를 배경으로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방송국을 배경으로 하기도 하였으며, 심지어는 여름이 아닌 겨울에 공포특집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번 ‘귀곡성’ 편은 ‘무도’ 제작진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특집이었다. 최근에 화제를 모았던 영화 ‘곡성’을 패러디했다는 점도 그러하지만, 멤버들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다른 멤버들을 놀라게 할 공포 세트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특집은 오로지 제작진의 상상력과 아이디어에 의지하였던 이전의 공포특집과는 차별화된다.

지난 10여 년간 ‘무도’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공포특집을 경험해 보았던 멤버들은 그들의 노하우를 통하여 세트를 효과적으로 기획하였다. 게다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만큼 멤버들은 서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는데, ‘무도’ 멤버 중 그나마 가장 겁이 없는 박명수가 밟으면 땅이 꺼지는 스펀지에 유독 약한 것을 파악한 유재석이 자신의 세트에 그것을 마련해 놓아 박명수가 비명을 지르게 유도한 것이 바로 그러한 경험이 빛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멤버들 스스로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공포 특집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기획을 낼 수 있는 제작진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도’ 제작진이 이번 기획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무도’라는 프로그램이 그만큼 오랜 경험이 쌓였기에 가능한 것이며, 제작진과 멤버들 상호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모든 멤버들이 공포 세트를 훌륭하게 기획했고, 예능계 최고의 겁쟁이 캐릭터들답게 대단한 리액션으로 큰 웃음을 유발하였지만, 결국 이번 특집의 주인공은 정준하였다. ‘무도’ 멤버들 가운데서도 유독 겁이 많은 정준하는 지난 방송에서 자신이 직접 기획한 세트마저도 무서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본격적인 공포체험이 이루어지는 이번 방송을 기대하게 하였다. 이번 방송에서는 하필 가장 무서운 하하의 귀신의 집과 그 뒤를 잇는 유재석의 귀신의 집을 체험할 멤버로 선정되면서 본의 아니게 크게 활약하게 되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리액션으로 가장 큰 웃음을 만들어낸 멤버가 됐다.

공포특집을 계속해서 반복하면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는 제작진의 기획력과 ‘겁쟁이’ 캐릭터로 그 기획을 완성시킨 정준하의 조합 덕분에 백전불패 ‘무도’의 공포특집은 이번에도 또 한 번 성공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수다포인트
– 창조가 중요한 것인가, 유통이 중요한 것인가. 낳은 정, 기른 정 논쟁만큼이나 어려운 ‘히트다 히트’ 저작권 문제.
– 그림 실력이 없으면 속도와 스토리로 승부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유재석의 웹툰.
– 겁 많은 것까지 ‘무도’에 최적화된 양세형. 이쯤 되면 ‘무도’ 고정은 그의 운명?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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