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매일 잠들기 전 ‘감사일기’를 쓴다. 그날 하루 있었던 ‘감사한 일’을 빼곡하게 적는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찰나의 순간도 빼놓지 않고, 적어 내려가다 보면 온통 감사한 것 투성이다. 걸그룹 라붐의 솔빈은 그렇게 매일을 ‘감사’하며 산다. 그런 그가 최근 KBS2 ‘뮤직뱅크’의 MC를 맡았다. 생애 첫 MC 신고식을 마치고 팔이 아프도록 감사일기를 썼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는 건, 불변의 진리. 솔빈 역시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에 불쑥 날아든 절호의 기회를 붙들었다. 연습하고 준비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다. “정말 다 감사해요”라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솔빈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10. ‘상상더하기’ 활동마치고 오랜만이에요. 최근 ‘음악의 신2’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평소 모습인가요?(웃음)
솔빈 : 대사는 없었어요.(웃음) 정해진 게 없으니까 ‘이렇게 하는 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으로 계속했죠. 원래 그런 개그를 좋아해요.(웃음) 이곳에서는 편하게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했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LTE걸즈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이란 큰 틀이 있었고, 개인기 등을 보여주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개인기가 많지 않아요. 고작 가자미와 연어 혜리의 성대모사 정도인데, 주위 분들에게 항상 너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평소처럼 했는데 잘 받아주셨죠.(웃음)

10. 모니터는 했어요? 스스로도 새로웠죠?
솔빈 : 본방송으로 모니터를 하고, 끝난 뒤에 다시 한 번 재방송으로 봤어요. 멤버들과 함께 봤는데, ‘진짜 저렇게 했느냐’ ‘대사가 있었느냐’고 묻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대사냐고 하시는데, 뻔뻔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누구 하나 저의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음악의 신’에서 마음껏 풀고 온 것 같아요.(웃음)

10. ‘음악의 신’ 시즌3를 욕심내도 될 정도였어요. 뻔뻔스럽기가.(웃음)
솔빈 : 우와! 언제 또 한 번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시즌3를 하게 된다면, 꼭 출연하고 싶어요.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웃음)

10. ‘뮤직뱅크’의 MC 자리도 꿰찼어요. 처음에 됐다고 했을 때, 믿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솔빈 : 정말요. 사실 회사에서 ‘뮤직뱅크’가 결정된 걸 늦게 알려주셨어요. 아마 깜짝 놀라게 해주시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뮤직뱅크’ 새 MC의 인터뷰를 하는 자리도 아무것도 모른 채 갔어요. 갑자기 (강)민혁 선배님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죠. 전날 ‘내일 뉴스에 출연할 거야’라는 말만 들었는데, 알고 보니 새 MC를 소개하는 인터뷰 자리였던거예요.

10. 더 깜짝 놀라겠네요.
솔빈 :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꿈인 것 같았어요.(웃음) MC 오디션을 봤을 때는 꼭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계속 스태프들에게 ‘결과는 나왔어요? 저는 괜찮아요. 아마 안될 것 같아요. 기대하지 않아요’라고 혼자 주절주절했어요. 그러던 중 MC가 됐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 게 당연하죠.

10. 오디션은 언제, 어떻게 진행됐어요? 그때도 많이 떨렸죠?
솔빈 : 발표하기 2주 전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오디션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떨리고 설?어요. 기회가 온 것에 감사했고,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전날 스케줄을 마치고 늦게 들어와서 최근 두 달의 ‘뮤직뱅크’를 다시 보면서 MC의 대사를 적어보고, 외웠어요. 오디션 당일, 큐카드가 놓여 있었는데 마침 전날 본 대사인 거예요.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습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역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겠네요.

솔빈 : MC라고 했을 때, 소름도 돋고 손발도 차가워졌어요. 심장도 빨리 뛰고.(웃음) 발표된 그 주에 방송을 해야 해서 더 떨렸어요.

10. 바로 준비를 시작했겠어요.
솔빈 :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에게 전해드리니,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엄마는 항상 제가 됐으면 하는 일을 적으시는데, 그중에 ‘음악방송 MC’도 있었다고 해요. ‘어제도 적었는데…’라고 하시며 좋아하셨어요. 엄마가 기도해준 덕분이라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10. 바빴겠어요, 혼자서 준비하느라.
솔빈 : MC의 스페셜 무대까지 있어서 노래, 대사 등 준비할 게 많았어요. 이전 MC들이 하는 걸 보면서 열심히 다졌죠.

10. ‘뮤직뱅크’는 숱하게 출연했지만, MC로 가는 날은 또 기분이 달랐겠네요.
솔빈 : MC는 보통 한 시 반에 도착해서 대본 리딩을 하고, 이후에 카메라 리허설을 하는 식이더라고요. 가수일 때 무대에서 MC들이 대기실로 이동하는 걸 보면서 ‘재미있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제가 그 사람이 될 줄이야, 정말 재미있어요.(웃음)

10. 첫 출근은 어땠어요?
솔빈 : 날이 굉장히 밝았는데, ‘날씨도 나를 반겨주네’ 싶었어요.(웃음) 대기실에 들어가니까 스태프들이 자주 오가고, 첫날이라 그런지 바빴어요. 그 바쁨마저 좋았고 감사했죠. 가수의 입장이 아닌, MC로서 모니터를 하면서 좀 더 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들을 연습했어요. 다른 가수들의 무대도 더 자세히 보면서 나중에 소개할 때 어떤 곡과 무대인지 정확히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고요.

10. 준비할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겠어요.
솔빈 : 무대를 소개해야 하는데 가수의 곡을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 싶었죠. 그래서 자세히, 유심히 봤어요. 대본은 통으로 외웠고요.(웃음)

10. 대본은 어떻게 봐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을 텐데.
솔빈 : 우선 처음에 한번 전체적으로 훑고, 다음으로 형광펜으로 체크를 해요. 대본의 흐름을 찾고 대사마다 주제를 생각하고 적어놓죠. 녹음기로 상대방의 대사를 녹음하고 맞춰봤어요.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대사를 맞춰주기도 했고, 또 동작과 표정을 보기 위해서 카메라로 찍으면서 했어요.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수요일부터 떨리겠어요.(웃음)

솔빈 : 목요일에 대본을 외우고, 금요일에 생방송을 하는 거니까 목, 금을 위해 사는 것 같아요.(웃음) 처음 카메라 리허설을 할 때 정말 떨렸어요. 모니터를 하니까 제가 로봇처럼 대사만 하는 거예요. 생방송이 시작되고 팬들의 ‘화이팅’ 소리를 듣고는 모든 긴장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조금씩 나아져야 할텐데.(웃음)

10. 가수로 출연할 때는 몰랐던,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어요?
솔빈 : MC들의 동선마다 마이크를 따로 두는데, MC석에서 대기실로 이동할 때 들고 온 거예요. 처음이라 헷갈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스태프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죠.

10. 강민혁과 호흡은 어땠어요?
솔빈 : 카메라 리허설, 대본 리딩 때 ‘편하게 하라’고 힘을 주셨어요. 6년 선배님이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많고요.

10. 첫 방송을 끝낸 뒤 만족도는요?
솔빈 : 첫 방송을 마치고는 슬펐어요. 대사만 외운 것 같기도 하고. 얼굴도 못생기게 나오는 것 같아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어요.

10. 감사일기를 쓴다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날은 ‘뮤직뱅크 특집’이었겠죠.(웃음)
솔빈 : 맞아요. 정말 ‘뮤직뱅크’ 특집이었어요. 그날 회사에서 커피차를 불러주셔서 그것부터 정말 감사했어요.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감사한 걸 적으면서 팔이 아팠을 정도였어요. 감사할 일이 많은 것도 감사하고요.(웃음)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라붐 솔빈이 13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을 것 같아요.

솔빈 : 연기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고, 연말 시상식 MC도 해보고 싶어요.(웃음)

10. 데뷔한지 2년이 됐어요. ‘뮤직뱅크’ MC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같아요.
솔빈 : 지난 3월에는 남아공에서 CF도 찍었고, 영화도 촬영했어요. 잡지 화보도 진행했고, 최전방 군부대의 응원단장으로 뽑혀서 다양한 곳도 방문했죠. ‘상상더하기’로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됩니다.

10. 하반기가 시작됐는데, 올해는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네요.
솔빈 :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무엇이든 준비하려고 해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거고요.

10. 라붐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솔빈 : 하반기를 목표로 컴백을 준비 중입니다. 또 하나의 꿈은 ‘뮤직뱅크’ MC를 하는 동안 라붐이 1위를 하는 거예요. 제가 직접 소개를 하는 상상만 해도 벌써 벅차올라요.(웃음)

10. 앞으로 솔빈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솔빈 :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해서 많은 분들에게 라붐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요.(웃음) 작사, 작곡에도 관심이 많아요. 지금은 혼자 하고 있는데, 열심히 배워서 정규 음반을 낼 때 직접 만든 노래도 실어보고 싶습니다. 멤버들과 콘서트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넘쳐나요.(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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