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입주한 서울 마포구 현석동의 ‘래미안 웰스트림’ 아파트 주출입구. 무인 차량인식 주차시스템과 무인택배함을 갖추고 있다.
지난 2월 입주한 서울 마포구 현석동의 ‘래미안 웰스트림’ 아파트 주출입구. 무인 차량인식 주차시스템과 무인택배함을 갖추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무인택배함이나 무인경비시스템 등을 설치해 빈집털이를 예방하는 아파트 단지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여름철 휴가철엔 빈집털이와 택배 수령 등에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에 따르면 특히 7월 마지막 주와 8월 셋째 주에 빈집털이 범죄가 많다. 이런 우려를 줄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택배를 가장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무인택배보관함을 설치하거나 보안을 강화한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까지 고려하는 실수요자라면 단지 내에 범죄예방 시스템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2~3년 뒤 입주하는 만큼 최신 설비를 도입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인경비 시스템 인기

무인경비시스템은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됐다.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 비밀번호 카드키 시스템 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자경비시스템을 적용하고 전문인력을 도입한 단지가 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시대답게 최첨단 무인경비 시스템들이 도입되고 있다. 단지 내를 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도 2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로 설치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42블록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탄’에는 개별 현관 등에 센서 감지가 가능한 안심카메라를 도입했다.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촬영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단지는 1049가구 모집에 4만486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2.77 대 1을 기록했다. 계약 5일 만에 완전히 팔렸다.

택배를 이용한 범죄가 많아지고,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무인택배 시스템도 필수 시설이 되고 있다. 무인택배 시스템은 2000년대 중반부터 도입됐다. 경비원의 수고를 덜어주는 데다 집을 비운 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다 보니 입주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인들 간에 물건을 맡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서울 마포구 현석동의 래미안 웰스트림에 사는 K씨는 “맞벌이여서 친정 엄마가 김치를 해주는데, 집에 사람이 없어도 무인택배함에 맡길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무인택배

현대건설은 오는 9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6·8공구 A13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84~129㎡·88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 단지에는 무인택배 시스템을 도입한다.

대우건설도 다음달 경기 오산시 오산동에서 공급하는 ‘오산 센트럴 푸르지오’(920가구) 아파트에 안전하게 택배를 수령할 수 있는 무인택배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공동현관과 지하주차장에서 외부인의 침입을 차단하는 무인경비 시스템도 적용한다.

유승종합건설이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C의 1블록에서 분양하는 ‘다산신도시 유승한내들 골든뷰’(316가구)는 범죄예방을 위한 셉테드 설계를 적용해 짓는다. 무인택배 시스템을 적용하고 단지 안팎에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이 도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방에서 신규 분양되는 단지도 범죄예방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갖추고 있다. 한화건설이 전남 여수시 웅천택지지구에서 분양 중인 ‘여수 웅천 꿈에그린’(1969가구)은 전 가구의 거실 및 발코니(1층, 2층, 최상층)에 홈네트워크와 연동되는 동체 감지기를 설치한다. 공동현관 무인경비 시스템과 주차관제시스템, 지하주차장 비상벨, 무인택배 시스템 등도 도입한다. 단지 주변, 출입구, 지하주차장, 어린이놀이터 등엔 HD급 CCTV를 설치한다.

경북 칠곡군에서 한국토지신탁이 분양하는 ‘칠곡 왜관 태왕아너스 센텀’(728가구)은 스마트폰으로 무인택배 시스템과 어린이집, 도서관 주변의 CCTV를 확인할 수 있다.

단독주택에도 보안을 위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추세다. 롯데건설과 KCC건설 등이 출자한 블루아일랜드개발(시행사)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단지형 단독주택 용지 ‘청라 더카운티 2차’ 145필지를 분양 중이다. 택배 보관 서비스를 도입하고, CCTV와 출입구 차단기 등도 적용할 계획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