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공승연 / 사진제공=유코 컴퍼니
배우 공승연 / 사진제공=유코 컴퍼니
어머니는 살인이 의심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세상에 남은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괴물이다. 그 사이에 진심을 다해 만든 국수로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을 주겠다고 나선 소녀가 있다. 막 KBS2 ‘마스터-국수의 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 김다해의 색을 벗은 배우 공승연을 만났다.

10. KBS2 ‘마스터국수의 신에서 진정한 국수의 신이 됐다.
공승연: 맞다.(웃음) 하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매 작품마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님도 열심히 찍어 주셨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내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 사실 실감도 안 난다. 촬영장에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은 했으니 끝나긴 끝난 거겠지?

10. 김다해 캐릭터에 빠져있어서 그럴까?
공승연: 선배님들이 캐릭터에 빠져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하실 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냥 극 중간에 고대천(최종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무기력해지고 많이 힘들었다. 나는 내가 슬럼프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주변 선배님들에게 고민 상담을 했는데, ‘네가 김다해와 동화돼서 그런 거다. 좋은 거다. 걱정 말고 차근차근 밟아 가면 된다’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김다해가 됐었던 것 같다.

10. 첫 주연작이었다. 부담도 컸을 것 같은데.
공승연: 큰 역할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대본 받고도 내가 연기하는 김다해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이전까지는 대본에서 내 이름을 찾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어디를 펴도 김다해가 있더라.

10. 공승연이 연기한 김다해는 민폐 여주가 될 수도 있었다. 악인 김길도(조재현)의 혈육이었고 그에게 복수를 꿈꾸는 무명이(천정명)와도 가까운 사이였으니까.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나?
공승연: 걱정을 하긴 했다. 무명이를 좋아하는 건지, 박태하(이상엽)를 좋아하는 건지 헷갈리는 상황도 있어서 미움받을 것 같았다. 다행히 감독님이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 사실 캐릭터의 민폐라기보다는, 내가 촬영장에 민폐가 될까 봐 조마조마했다.(웃음) 초반에 감독님과 가장 많이 미팅을 한 사람이 아마 나일 거다.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상의했다. 내가 생각하는 김다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도 했고, 극 중에서 탈 오토바이 종류를 제안하기도 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10. 그래도 박태하랑 이어지지 못한 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공승연: 나도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에 하나다. 박태하가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 평온하지 못 한 삶을 살아온 다해를 유일하게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남자가 박태하였다.

10. 김다해는 김길도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김길도를 연기한 조재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공승연: 조재현 선배님은 내 교수님이셨다. 촬영장에서 함께 연기를 하려니 기분이 묘했다. 선배님이 나를 학생으로 보시고 더 많이 가르쳐주시려고 하셨다. 내가 감정 잡는 것에 어려워하면 방향도 알려주시고, 공감을 얻는 법을 전해주시기도 했다.

배우 공승연 / 사진제공=유코 컴퍼니
배우 공승연 / 사진제공=유코 컴퍼니
10. 극은 치열한 복수와 욕망, 욕심을 다뤘다. 김다해는 유일하게 인간적이고 따뜻한 인물이었다. 김다해에게도 욕심이 있었을까?
공승연: 극중 고대천 할아버지에게 예쁨을 받았다. 갖고 싶은 걸 말하면 다 들어줄 것 같은 분이었다. 김다해에게 지분도 넘겨주지 않았나. 인간적인 김다해도, 물질적인 것 앞에서 혹하지 않았을까. ‘지분을 이용해 날 못 살게 구는 사람들을 잘라버리겠다’ 이런 거.(웃음)

10.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공승연: 김다해가 마지막에 숙설수의 면장이 됐다. 그동안 너무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던 터라 그 결과가 더 값지게 느껴졌다.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성취를 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연기를 하면서 울컥했다.

10. 공승연에게 국수의 신은 어떤 의미인가?
공승연: 배우라는 직업을 앞으로 계속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작품이다. 그동안 주눅이 많이 들어있었는데, 칭찬과 쓴소리를 달게 들으며 성장한 기분이다. 조금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연기에 대한 고민은 아주 깊게 해야 한다.(웃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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