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닥터스’ 포스터  / 사진제공=SBS
‘닥터스’ 포스터 / 사진제공=SBS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또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끌어 올렸다. 지난 4월 종영한 ‘태양의 후예’ 인기를 ‘닥터스’가 이어받은 셈이다. 요인은 배우들의 호연과 설렘을 유발하는 러브라인, 그리고 제작진의 촘촘한 스토리 구성에 있다.

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닥터스’ 6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9.7%를 기록했다. 이는 5회 시청률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매회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오는 11일 방송될 7회를 통해 시청률 20% 고지 돌파가 예상된다.

‘닥터스’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군상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평생 단 한번뿐인 사랑을 시작하는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방송 전 동시간대 편성된 메디컬 드라마 ‘뷰티풀마인드’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닥터스’는 첫 방송과 동시에 독보적 흥행 가도를 달리며 격차를 벌였다.

배우 김래원, 박신혜 / 사진제공=SBS ‘닥터스’
배우 김래원, 박신혜 / 사진제공=SBS ‘닥터스’
‘닥터스’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작품을 이끌 주연급 배우들의 라인업부터 막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각 ‘펀치’와 ‘피노키오’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래원·박신혜와 더불어 ‘육룡이 나르샤’ 윤균상과 ‘치즈인더트랩’ 이성경이 주연으로 열연 중이다. 네 사람 모두 전작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인 흥행 배우들로, 완벽하고 든든한 조합이란 평을 받았다.

김래원과 박신혜는 예상대로 딱 들어맞는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달달한 러브라인을 그려나가고 있다. 또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점차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윤균상과 이성경도 마찬가지다.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자라 자존심 센 그들이지만, 사랑에 서툴고 남모를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 지켜보는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한다. 김래원과 박신혜 사이에 적절히 개입하고 빠져주며 극에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박신혜의 완벽한 자수성가 스토리 역시 인기 요인이다.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방황하던 한 소녀가 멋진 선생님과 할머니를 통해 변하고 결국 의사가 된다는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특히 국일병원에 입사한 박신혜가 자신을 깔보던 이성경과 재회하는 장면,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김래원과 재회하는 장면 등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배우 박신혜, 김래원 / 사진=SBS ‘닥터스’ 캡처
배우 박신혜, 김래원 / 사진=SBS ‘닥터스’ 캡처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제작진도 제대로 판을 깔아주고 있다. 하명희 작가는 김래원을 통해 매회 주옥같은 대사들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앞서 ‘사랑과 전쟁’·’따뜻한 말 한마디’·’상류사회’ 등 진부할 수 있는 내용들을 감각적 이야기로 탈바꿈해 호평 받은 능력을 고스란히 펼쳐 보이는 셈이다. 치유와 성장을 중심으로 인물들간의 관계를 촘촘히 엮어냈고 무겁지 않고 탄탄하게 잘 정돈된 대본을 통해 매끄럽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별에서 온 그대’·’가족의 탄생’ 등을 연출한 오충환PD가 메가폰을 잡아 ‘닥터스’를 완성했다. 그의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연출력은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선생님과 제자,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드러나는 설렘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오PD는 “만남의 공간이 병원인 것은 아픔과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삭막할 수 있는 장소에서 아픔을 가진 이들이 만나 성장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예쁘게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