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비스트/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고민하고 또 연구했다. 어떻게 하면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그러면서도 비스트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까. 비스트의 답은 ‘서정적인 발라드’였다. 그간 ‘비가 오는 날엔’ ’12시 30분’ ‘일하러 가야돼’ 등을 통해 감성을 듬뿍 담은 발라드곡으로 인기를 얻은 이들이 올여름, 정면 대결에 나섰다. 모두가 빠른 비트의 댄스곡을 내놓고 있지만, 비스트만큼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들고 왔다. 선공개한 ‘버터플라이(Butterfly)’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리본(Ribbon)’ 까지, 잔잔한 선율에 섬세하고 서정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과연 잘 해낼 수 있는 것과 대중들이 원하는 것, 이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있는 현명한 그룹이다. 장현승의 탈퇴로, 5인의 비스트로 출발하는 첫걸음. 지금 이 순간, 대중들에게 어떤 무대를 보여줘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리고 또 다짐한다. 비스트로 계속 뭉쳐있을 거라고.

10. 1년 만에 돌아왔다.
윤두준 : 오랜만이라 음원 공개 전부터 떨렸다. 준비를 다 해두고 일본 투어를 떠나서 적지 않게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지금은 걱정보다 설렘이 많다.

10. 걱정했지만, 음원차트 1위도 석권하고 성적이 좋다.
양요섭 : 기분 좋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니까 감개무량하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비스트 용준형/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용준형/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또 한번 발라드를 타이틀곡을 내세웠다. 보이그룹으로 흔치 않은 도전인데.

용준형 : 사실 발라드라기 보다 비트도 있는 얼반 팝 장르의 곡인데, 국내에서는 발라드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니 그게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우리가 낼 수 있는 감성을 잘 전달할 수 있고, 춤과 안무까지 출 수 있어서 보고, 들을 때 모두 각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됐다. 개인적인 바람은 이 같은 장르에서 우리가 독보적인 포지션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한번 더 서정적인 곡을 선택한 것 같다.

10. 음반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무엇인가.
윤두준 : 멤버 한 명이 줄어들어서 팀에 있어서 파워도 줄었다고 생각한다. 보시는 분들에게 부족함이 없어 보이도록, 더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안무나 노래에서 큰 빈자리가 있는 건 사실이니까 그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자고 했다.
손동운 : 이번 음반에 특히 더 신중을 기했고, 많이 열심히 한 것 같다. 한 명이 나간 빈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고, 다섯 명이서 조금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여건은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10. ‘리본’이라는 타이틀곡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단순 사랑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또 비스트의 상황이 겹쳐서 공감을 더 얻고 있다.
용준형 : 처음부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 ‘리본’이란 주제를 갖고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을 하면서 가사가 전개됐다. 사실 어쨌든 내 안에서 느끼는 것이나 감정이 섞여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배제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상황에 몰입해서 100% 담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내가, 또 우리 멤버들이 음반을 준비하면서 겪은 상황과 감정이 어느 정도는 담겨있는 곡이다.

10. 리본의 뜻이 다시 태어난다는 뜻인 ‘reborn’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용준형 : 정말 생각해본 적 없다. 말 그대로 리본을 생각하고 쓴 곡이다. 호텔방에서 가운의 리본을 묶는데, 자꾸 풀리는 거다. 거기서 출발했다. 대중들이 들었을 때 리본을 이렇게 풀어냈구나, 감탄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10. 비스트의 댄스곡을 기다리는 팬들도 있을 거다.
용준형 : 나름의 분석과 통계를 해본 결과, 비스트는 감정을 건드리는 곡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더라. 차트와 수치를 보며 연구했다.(웃음) 물론 이것때문에 선택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강점이고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다보니, 발라드를 택했다. 언젠가는 또 신나는 곡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기다리기 힘든 분들은 매년 콘서트를 하니, 찾아와주시면 흥이 많은 비스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비스트 윤두준/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윤두준/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음반 타이틀이 ‘하이라이트’이다. 팀의 변화를 맞은 시점과 묘하게 겹친다. 어떤 뜻인가.
용준형 : ‘하이라이트’라는 음반명을 처음부터 정하지는 않았다. 인트로 격의 ‘하이라이트’라는 곡을 쓰고 나서, 그 곡에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될,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써놓고 스스로도 와 닿더라. 그래서 멤버들에게 의견을 공유했고, 동의를 해줘서 결정하게 됐다. 이번 활동을 열심히 해서 하이라이트로 만들 생각이다.

10. 멤버들의 자작곡도 골고루 들어갔더라.
양요섭 : ‘연습 중’이란 곡인데, 공동 작곡한 친구가 트랙을 주고 본인의 이야기를 늘어놨다. 입에 붙는 가사를 작업하다 보니 달콤한 사랑 노래가 됐는데, 내 이야기는 아니고 공동 작곡한 그 친구의 이야기인 것 같다.(웃음)
이기광 : ‘궁금해’란 곡은 비스트 음반을 생각하면서 썼고, 그래서 더 비스트에게 어울릴만한 곡이 나왔다. ‘잘자요’는 미니멀한 곡이다. 가사 내용이 마치 자장가 같기도 하고. 작업을 하면서 성시경 선배님이 어렴풋이 떠올랐다.(웃음)

비스트 이기광/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이기광/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이기광, 윤두준은 듀엣곡도 실었다.

이기광 : 콘서트에게 듀엣곡을 불렀을 때 팬들이 좋아해 주고 듣고 싶다는 반응이 많아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넣게 됐다.

10. 이번 음반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양요섭 : 음반명이 하이라이트인 만큼, 전성기를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여러 가지로 즐기면서 행복하게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스트 양요섭/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양요섭/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비스트가 생각하는 전성기의 기준은 무엇인가.

양요섭 : 멤버들 각자 생각이 다를 것 같은데, 비스트의 전성기는 2011년이라고 생각한다. ‘가요대축제’에서 상도 받았고, 팬들도 원하는 만큼 비스트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우리 역시 팬들만 생각하고 무대를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걱정 없이, 팬들이 행복해하는 모습만 보면서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
용준형 : 팬들이 아닌 분들에게도 ‘비스트는 잘해’라는 평을 받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손동운 : 전성기라기 보다, 악착같이 끈질기게 오래 하는 게 저에게는 좀 더 중요하다. 루키들이 많이 올라오니까 비스트의 인기는 식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좀비처럼 죽었다고 생각해도 다시 일어나고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복권으로 따지면, 로또보다는 연금 복권처럼 꾸준히 사랑받는 그룹과 곡이 됐으면 좋겠다.

10. 변화는 있었지만, 8년 차로서 팀을 이어오고 있다.
윤두준 : 시간이 흘렀다고 느낄 때는 음악방송을 위해 방송국에 갈 때다. 큐시트를 보면 우리보다 선배님들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시간이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만 봐도, 스물 한살에 시작해서 이제 모두 내일모레 서른을 앞두고 있다.
용준형 : 앞으로도 계속 아무 생각없이, 동네 친구들처럼 잘 지낼 생각이다.

10. 다섯 명이서 만나면 주로 뭘 하나.
용준형 : 요새는 게임도 하고, 운동도 같이 한다. 스케줄 다니면서 방에 모여서 맥주 한 잔 마신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헛소리만 하다가 잔다.(웃음) 특별한 건 없다.

10.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한 만큼, 앞으로 비스트의 방향이 중요할 것 같다.
윤두준 :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한 적은 없다. 막연히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지금처럼 하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압박을 받기 보다, 이처럼 즐기면서 하는 직업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과 놀면서 재미있게 하다 보면,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오래 할 수 있을 거다.

비스트 손동운/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손동운/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7년을 같이 보내면서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기광 : 막내 손동운은 굉장히 내성적이었는데, 이제는 듬직한 막내가 됐다. 형들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다.
손동운 : 갓 데뷔했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다. 인격이나 성격 형성이 덜 돼 내성적이었는데, 성장을 통해 말도 많아지고 막내이다 보니까 항상 웃는 얼굴로 다녔다. 멤버들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조금 피곤하더라도 그게 내 역할인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있다.
윤두준 : 다들 많이 변했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데뷔 초 때 느끼는 압박감이 없어진 것 같고, 거기에서 자신감, 여유들이 생겼다. 항상 이때쯤 오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10. 비스트라는 그룹으로서, 대중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길 바라나.
윤두준 : 희망사항은 있겠지만, 외부 시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대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건 더 잘하는 것밖에 없다. 많은 분들의 시선,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이야기를 귀담아는 듣되, 너무 많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10. 이번 활동 계획은?
용준형 : 현재는 음악방송만 계획이 돼 있는데, 최대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재미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구상 중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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